(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이 24일 상반기 인사에서 경력직 출신인 주재현 전 외자기획부장을 신임 외자운용원장으로 임명하고, 1979년생인 이아랑 전 거시분석팀장을 최연소·여성 정책보좌관으로 선임했다.
연차,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직원을 우선한다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인사 기조가 임기 후반부에 더욱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한은은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상반기 인사를 발표했다.
한은은 "주 신임 원장은 지난 2005년 말 경력직으로 채용돼 오랜 기간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면서 "향후 외화자산 운용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수익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외자 운용 분야의 경우 해당 분야가 가진 전문성을 인정해 내부 승진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신임 보좌관에 대해서는 "조사국, 경제연구원, 국제국 등에서 근무하면서 국내외 금융·경제 현안에 대한 다양한 조사연구 경험과 출중한 분석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 여건에 맞춰 총재의 정책 수행을 차질 없이 보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이 40대 중반인 이 보좌관을 정책보좌관으로 발탁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평가된다. 특히 이 보좌관은 지난해 하반기 인사에서 2급 승진을 거친 터라 성별·나이뿐만 아니라 연차를 고려해도 눈에 띄는 인사다.
정책보좌관은 이주열 전 총재 당시 만들어진 자리로, 총재의 정책 업무를 가까이에서 보좌하기에 여러 분야에서 역량이 뛰어나야 하는 데다, 향후 핵심 직책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잦아 그간 내부에서는 사실상의 요직으로 평가돼 왔다. 그만큼 연차가 어느 정도 쌓여 국장급 승진 직전인 이들이 주로 맡던 자리였다.
지난 2022년 4월 취임한 이 총재가 임기 말에 가까워지면서 전문성 중심의 인사 기조를 보다 확고하게 추진하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해 하반기 인사에서 1975년생 방홍기 전 통화정책기획부장을 국제협력국장으로 임명해 당시 기준 최연소 국장 승진을 단행한 바 있다.
실제로 한은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연차와 관계없이 전문성을 갖춘 부서장 인사를 실시했다"면서 "팀장, 반장에는 3급 저연차 젊은 직원을 보임해 조직 활력을 도모했다"고 강조했다.
이정익 전임 정책보좌관은 경제모형실장을 맡게 됐다.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뛰어난 전문성을 갖추고 총재 정책 수행도 보좌한 경력이 있다는 점에서, 최근 심화한 대내외 불확실성 위에 모형에 기반한 분석·전망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한은은 기대했다.

지난달 예고된 조직 개편으로 재편된 경제통계1국과 경제통계2국에는 조직 내 대표 통계 전문가인 신승철 전 경제통계국장과 국방대 파견 임무를 마친 이동원을 각각 1국장, 2국장으로 보임했다.
한은은 "이 신임 국장은 국민소득 통계 분야에서 장기간 핵심 실무자, 팀장으로서 경력을 쌓았다"면서 "새로 편성된 경제통계2국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국내총생산(GDP) 등 실물 통계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업무국장에는 중앙은행 제도 전반에 전문성을 갖춘 민준규(前 서울대파견)를, 디지털화폐연구실장에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업무를 주도해 온 윤성관(前 디지털화폐연구부장)을 앉혔다.
한은은 "여성 승진 규모도 확대해 차세대 여성 리더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며 "3년 후에는 팀장급 여성 관리자 비중(신규 보임 기준)이 절반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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