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가족과 함께 이달 초 제3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 주재 북한 외교관이 한국에 입국, 귀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외교관의 한국 망명이 계속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7일 오후 브리핑에서 "최근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부인, 자녀와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는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이은 서열 2위"라며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 외교관 중 최고위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태영호는 영국에서 북한체제의 우월성을 서방세계에 홍보하고 김정은 체제에 대한 오해와 오보를 바로잡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태영호의 탈북은 북한 내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처럼 북한체제의 우월성을 홍보하는 외교관들의 한국 망명은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고, 이 중에는 고위급도 포함돼 있었다.
지난 2000년 10월엔 주태국 북한대사관에서 과학참사관으로 일하던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이 가족 3명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했다.
2009년엔 중국 상하이 북한무역대표부 김기철 대표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간첩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우리측에 망명했다.
또한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와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논의를 이어가던 지난 2013년 8월, 에티오피아 소재 북한 무역대표부 소속 외교관 1명이 우리 측으로 망명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1991년 5월 고영환씨(주콩고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 1996년 현성일씨(주잠비아 북한대사관 서기관), 1998년 김동수씨(유엔식량농업기구 북한대표부 서기관) 등도 고위급으로 꼽힌다.
한편 탈북 외교관 중 최고위급은 지난 1997년 북한 미사일의 중동 판매 관련 극비정보를 갖고 미국으로 망명한 장승길 주이집트 북한 대사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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