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서 정형외과 소외…중증도 기준 개선"

"중증 비중 낮아 수가 불이익…수익성 낮아 수술실 줄어"
"'고난도 수술' 환자도 '경증' 분류…중증도 분류 기준 개선돼야"

본문 이미지 - 서울 시내의 한 정형외과의 모습.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 시내의 한 정형외과의 모습.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형외과 등 일부 진료과가 의료 시스템 내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구조 전환은 정형외과와 같은 다빈도 진료과를 구조적으로 배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학회 홍보위원장인 이재철 순천향대병원 교수는 "정형외과는 수술 수요는 많지만 A군(중증 질환군) 비중이 작다는 이유로 병원 내 자원 분배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실제로 주요 상급종합병원 정형외과에서 수행된 수술 중 A군 질환 수술 비율은 평균 1% 미만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정형외과의 운영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술에 투입되는 비용은 비싼데 수가가 낮아 수익성이 떨어져 운영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형외과 수술은 재료비와 인건비 대비 평균 수익률이 -52.1%로, 대부분 수술이 적자 구조라는 게 학회 설명이다.

또한 학회는 동일한 수술실 체류 시간에도 불구하고 정형외과의 수술 수익은 외과의 40~80%에 불과하며, 인건비 상승 및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가와 재료비 인상은 정체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이미 일부 병원에서는 정형외과 수술실이 줄어들고 마취 배정이 감소했다"며 "의료기자재 구매 제한과 전공의 충원 중단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회는 현재의 중증도 분류가 불합리하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중증도 분류가 단순화돼 있어 세분화되면 중증으로 분류될 환자들이 경증으로 분류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수술 등 고난도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3차 병원을 방문해도 의료진은 1·2차 병원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1·2차 병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난도 수술 경험이 적기 때문에 환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환자들은 스스로 경증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치료 실패 후 상급병원에 전원되는 경우가 많고 환자들은 여전히 대학병원에서의 치료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척추, 인공관절, 골절 등 정형외과 주요 수술이 동네 의원이나 2차 병원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은 환자의 선택권과 안전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 교육 문제도 제기됐다. 이 교수는 "A군 질환만을 중심으로 수련하는 구조는 교육의 왜곡을 초래하며 실제로 전공의 수련에 필수적인 '일반 골절'이나 '관절내시경' 경험 기회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정형외과 전문의의 질적 저하와 연구 경쟁력 약화까지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형외과는 내과 다음으로 많은 급여 청구 건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중증외상 치료에 핵심 역할을 하는 진료과"라며 "불합리한 중증도 분류 기준을 개선하고 정형외과의 진료와 교육 환경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국민 건강과 의료계 전반에 큰 타격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kukoo@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