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간염, 조기 치료해야 간암 발생 및 사망 위험 준다"

"'간수치 정상' 만성B형간염, 조기 치료하면 부작용 위험 79%↓"
"조기 치료하면 15년간 국내서 4만3000명 간암 발생 예방"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서울아산병원)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서울아산병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간수치 혹은 간경화 여부와 상관없이 혈액 내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따라 항바이러스 치료를 일찍 시작해야 만성 B형간염이 간암이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위험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임영석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한국과 대만의 병원에서 간수치(ALT·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 수치)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임 교수팀은 지난 2019년 2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한국, 대만의 22개 병원에서 만성 B형간염 환자 73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이들은 간경화가 없었고 간수치가 정상 범위였으나, 혈중 간염 바이러스 농도가 중등도 혹은 높은 수준(4 log10 IU/mL에서 8 log10 IU/mL)에 해당됐다.

임 교수팀은 이들을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그룹(369명)과 치료 없이 관찰만 하는 그룹(365명)으로 나눠 약 17개월(중앙값) 동안 두 그룹을 추적 관찰하며 간암, 간부전, 간이식, 사망 등 주요 평가 지표 발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치료군에서 간 관련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률은 대조군에 비해서 79%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군에서는 주요 평가 지표 발생률이 연간 100명당 0.33명, 관찰군에서는 연간 100명당 1.57명으로 집계됐다. 치료군에서는 간암 발생만 확인된 반면 관찰군에서는 간부전과 사망 사례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평가 지표를 제외하고 나머지 심각한 이상반응이 발생한 비율은 치료군에서 6%, 관찰군에서 7%로 두 그룹이 유사했는데, 이는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가 부작용을 높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이번 연구는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이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간염 초기 단계에서부터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이에 따라 혈중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중등도 이상인 환자는 간수치와 관계없이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도록 현행 치료지침을 조정하는 데 강력한 근거를 제시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와 선행연구에서 축적된 근거를 바탕으로 만성 B형간염에 대한 임상진료 가이드라인과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간수치와 관계없이 간경화가 없는 중등도 또는 높은 바이러스 혈증을 가진 만성 B형간염 성인 환자에게 조기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적용한다면 향후 15년간 국내에서만 약 4만 3000명의 간암 발생과 약 3만 7000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의료기술 최적화 연구 사업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한국과 대만의 22개 센터에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학술지 '란셋 위장병학·간장학'(The Lancet Gastroenterology & Hepatology, 피인용 지수 30.9) 최신호에 게재됐다.

kukoo@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