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부른 펜타닐…쌀 한 톨 양으로도 '사망'

헤로인 50배 강력 마약…2022년 美 11만 명 사망 추정
국내서도 중독으로 사망자 지속 발생…불법 유통 엄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중국이 펜타닐을 멕시코와 캐나다에 보낸다는 사실에 근거해 2월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25.01.2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중국이 펜타닐을 멕시코와 캐나다에 보낸다는 사실에 근거해 2월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25.01.2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게 된 배경으로 '좀비 마약'이라고 불리는 펜타닐을 지목했다.

펜타닐은 쌀 한 톨만 한 양으로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마약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망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펜타닐은 모르핀의 100배, 헤로인의 50배에 달하는 오피오이드(Opioid)계의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다.

오피오이드는 아편에서 유래하거나 합성된 아편유사제로, 체내 신경계와 결합해 통증 신호 등의 전달을 차단함으로써 진통 효과를 나타낸다.

펜타닐은 말기 암 환자 등 극심한 통증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체내 신경계의 수용체 자체를 손상시켜, 투약을 중단할 경우 오히려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해 단약이 어렵기 때문이다.

펜타닐에 중독된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늘어진 자세로 움직이지 않는 모습으로 알려져 '좀비 마약'으로도 불리고 있다.

강한 진정 작용으로 호흡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데 2㎎, 쌀 한 톨보다도 가벼운 양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지난 2022년 미국에서 보고된 약물 과용 사망자 10만 명 중 약 7만 명이 펜타닐을 복용한 것으로 집계됐고, 2023년 미국 18~49세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할 정도다.

미국 유타주에서는 2023년 남편을 애도하며 동화책까지 펴냈던 미망인 작가가 9년 동안 남편에게 펜타닐을 먹여 살해한 일이 드러나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남편이 살아남자, 마약 판매상에게 더 강한 약물을 요청하기도 했고 보드카에 치사량의 5배에 달하는 펜타닐을 몰래 넣어 먹인 뒤 숨지게 한 사건이다.

이 같은 각종 사회적 폐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원료의 주 공급국을 중국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멕시코와 캐나다를 거쳐 흘러 들어온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펜타닐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펜타닐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본문 이미지 - 11일 서울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열린 '펜타닐 정제, 패치제 처방전 발급 전 환자 투약내역 확인 제도 시행' 관련 브리핑에서 펜타닐 관련 제품이 놓여져 있다. 2024.6.1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11일 서울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열린 '펜타닐 정제, 패치제 처방전 발급 전 환자 투약내역 확인 제도 시행' 관련 브리핑에서 펜타닐 관련 제품이 놓여져 있다. 2024.6.1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이 확인한 통계를 보면 펜타닐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가 2020년 6명, 2021년 13명, 2022년 7명 등으로 집계됐다.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19세 미성년자가 펜타닐 급성중독으로 사망한 사례, 펜타닐 패치 6매를 동시에 부착한 사람이 사망한 사례 등이 확인됐다.

미국에서는 불법 제조·밀수된 펜타닐이 주로 유통되는 반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펜타닐은 대부분 마약성 의약품으로 처방된 '펜타닐 패치'다.

특히 필로폰 같은 전통적인 마약류보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거부감도 적은 펜타닐 패치가 10~20대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 펜타닐 패치의 연간 처방 건수는 96만 3746건이고, 처방되는 전체 펜타닐(먹는 약(정제)·붙이는 약(패치제)) 처방량은 약 790만 개에 이른다.

검찰은 펜타닐 등 의료용 마약류에 대한 처방을 남발해 중독자를 양산하고, 불법유통을 조장하는 일부 의료기관 및 종사자들을 수사해 엄중 처벌한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도 환자의 펜타닐 투약내역을 확인하고, 과다·중복 처방 등 오남용이 우려될 경우 의사가 처방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의료용 마약류 투약내역 확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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