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아브리스보'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접종 대상 연령을 18세 이상까지 확대 승인을 받았다. 이번 결정으로 아브리스보는 유럽 내 RSV 백신 중 가장 폭넓은 적응증을 보유하게 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EC는 아브리스보의 시판 허가 변경을 공식 승인하고, 접종 대상을 기존 60세 이상에서 18~59세 성인까지 확대했다. 이로써 아브리스보는 유럽에서 모든 성인에게 RSV로 인한 하부 호흡기 질환(LRTD) 예방을 위한 접종이 가능케 됐다.
아브리스보는 유럽에서 18세 이상 성인의 RSV로 인한 LRTD 예방을 위한 능동 면역과 임신 중 접종으로 생후 6개월까지 영아를 보호하는 수동 면역 등 핵심 적응증을 포함한다. 이는 유럽연합 27개 회원국뿐 아니라 아이슬란드와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에서도 유효하다.
이번 EC의 승인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긍정적인 권고에 따른 것이다. 핵심 근거는 아브리스보의 임상 3상 시험 'MONeT' 연구 결과다. 이 연구는 만성 질환 등으로 인해 RSV-LRTD 고위험군에 속하는 18~59세 성인을 대상으로 아브리스보의 안전성, 내약성, 면역원성을 평가했다.
참가자들은 2 대1 비율로 아브리스보 또는 위약을 1회 접종받았으며, 접종 1개월 뒤 측정한 혈청 중화항체 반응은 기존 고령층 대상 RENOIR 연구와 비교해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아브리스보는 전반적으로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고, 안전성 프로파일 역시 기존 연구와 일관됐다.
아브리스보는 보조제를 첨가하지 않은 2가 백신으로, RSV의 두 주요 아형인 RSV-A, RSV-B에 의한 LRTD를 예방하도록 설계됐다. RSV는 체내 침투 시 ‘F 단백질’을 활용해 세포에 부착하는데, 아브리스보는 프리퓨전 상태의 F 단백질을 항체가 인식하도록 해 감염을 사전에 차단한다.
아브리스보는 이미 2023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최초 승인을 받았고, 같은 해 8월 임신 32~36주 여성 대상 접종으로 영아 보호 목적으로 허가됐다. 지난해 10월에는 18~59세 고위험군 성인 접종 승인도 획득했다.
한편 RSV는 매년 겨울철 유행하는 계절성 바이러스로, 유아와 고령자 등 면역 취약계층에서 폐렴, 기관지염 등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해마다 약 16만 명의 18세 이상 성인이 RSV 감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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