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개발은 선택이 아닌 이제 생존 문제다."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이관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미래비전위원장은 21일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 3층 더그레이트홀에서 열린 '제1차 제약바이오 혁신포럼'에서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이 제네릭에 안주하고 있을 시기는 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포럼은 다가올 100년 대도약을 위해 '신약개발 선도국 도약,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첫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이 위원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혁신의 길을 달려가고 그 격차를 줄이고 있다"며 "과거 우리나라보다 훨씬 신약 개발 역량이 미치지 못했던 중국은 우리를 추월해 한참 앞서 나간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제네릭 위주의 산업에서 신약 부문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030년까지 신약 R&D 투자 비중 목표를 매출 대비 15%로 잡았다.
이 위원장은 "중국은 국가가 정책적 지원과 여러가지 인적 자원의 수급 등을 주도해 올해 1분기에만 글로벌 빅딜을 20개 가까이 했다"며 "우리 정부 역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좀 더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표준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 부원장 역시 신약 개발 선진국 도약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기업의 AI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국가 차원의 기반 기술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표 부원장은 "과거에는 모든 걸 실험으로만 검증을 했다면 AI 기술로 훨씬 수월한 도구를 갖게 된 것"이라며 "우주를 연구할 때 좋은 망원경이 있으면 새로운 별을 발견하기 쉽듯 AI를 그렇게 활용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포럼에는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을 좌장으로 한 토론 세션도 진행됐다. 패널로 김석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김영주 종근당(185750) 사장, 이영미 유한양행(000100) 부사장, 오창현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행과장이 참여했다.
김 사장은 "신약 개발이 상당히 중요하지만 R&D 비중이 매출의 15%까지 올린다는 건 현실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부 주도로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중가격제와 약가인하적립제에 추가해 연구개발 비용 가산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며 "신약개발이 높은 비용과 실패 위험을 동반하지만 연구개발비용 가산은 성공했을 때 보상이 명확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신약 개발은 결국 이어달리기가 돼야 하고 그 안엔 자본도 같이 지속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며 "R&D 비중이 15%가 되려면 선순환 창출이 돼야 할텐데, 결국 글로벌 허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한양행은 활발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해 좋은 기술을 가진 회사들과의 M&A를 통한 투자 등 많이 고민해보고 있다"며 "빠른 상업화로의 길을 잘 닦는데 정부에서도 많은 협력이나 제도 등을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오 과장은 "올해 복지부 보건의료 R&D는 9300억 원 정도로, 전년 대비 18% 증가한 수준"이라며 "투자, 인프라 구축, 인재 양성, 규제 개선 등 전방위적 육성 정책을 추진해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등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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