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2525억원 투자 ‘볼파라’ 인수 예정…美 의료AI 시장 공략

“아시아‧유럽 시장서 미국까지 의료AI 본격 진출 추진”
“인수자금, 보유 현금과 대출, 유상증자로 마련할 것”

서범석 루닛 대표가 볼파라 인수와 2024년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2023. 12. 14 /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서범석 루닛 대표가 볼파라 인수와 2024년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2023. 12. 14 /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미국 전체 유방촬영술 검진기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의료기관 2000곳 이상에서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 제품을 사용합니다. 볼파라는 지난해 기준 미국 내 시장 점유율 42%를 차지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루닛은 볼파라 인수를 통해 2024년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방침입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14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루닛 본사에서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루닛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볼파라 지분 100%를 1억9307만달러(약 2525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인수금액은 호주증권거래소(ASX)에 상장된 볼파라 주가를 주당 1.15호주달러(AUD)로 책정해 계산한 규모다. 전일 볼파라 종가 기준 주당 0.78호주달러에 프리미엄 47.4%를 붙인 가격이다. 전일 기준 볼파라 시가총액은 1억9332만호주달러(약 1672억원) 수준이다.

루닛은 이번 볼파라 인수를 위해 인수자금을 외부 차입 등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볼파라는 이번 계약에 따라 2024년 2분기 이내에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 75% 동의를 얻어 최종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후 합병 완료까지 약 3~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루닛은 볼파라 최종 인수 이후 자원 효율화와 사업개발 집중을 위해 볼파라를 호주 주식시장에서 상장을 폐지할 예정이다.

박현성 루닛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수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루닛이 보유한 현금과 대출, 유상증자를 균형감 있게 활용할 계획이다. 조달 상황을 공개하는 어렵지만 비전을 같이하는 투자자와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유상증자로 2000억원 규모를 마련했지만 이번 인수합병과 관계 없는 자금이다. 새로운 자금 필요한 것이 맞고, 기관투자자 등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볼파라는 지난 2009년 뉴질랜드 웰링턴에 설립된 유방암 검진에 특화된 AI 플랫폼 기업이다. 미국 시애틀에 사무소를 두고 미국 내 임상과 영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6년 4월 호주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이후 유방암 조기 진단을 위한 AI 플랫폼을 미국시장에 집중 공급하며 해마다 견조한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전체 유방촬영술 검진기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곳 이상 의료기관에서 볼파라 제품을 사용 중이다. 지난해 기준 미국 AI 유방촬영술 시장점유율 42%를 차지하고 있다.

서범석 대표는 “인수를 위한 실사는 9월 중순부터 진행했다. 지난달부터 깊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실사를 광범위하게 진행했고, 인수전은 경쟁적이었지만 루닛이 독점권을 획득했다”고 강조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가 볼파라를 소개하고 있다. 2023. 12. 14 /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서범석 루닛 대표가 볼파라를 소개하고 있다. 2023. 12. 14 /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볼파라는 지난 2021년 전년대비 57% 증가한 1970만뉴질랜드달러(약 15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2610만뉴질랜드달러(약 210억원)의 매출을 나타냈다. 2023년도 회계연도가 종료된 지난 3월말 기준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34% 증가한 3500만뉴질랜드달러(약 282억원)다.

볼파라는 최근 5년간 연평균성장률(CACR) 63%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96.5%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매출 구조는 병원과의 장기 계약을 통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연간 구독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

볼파라는 연구개발(R&D)에 매진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손실 규모는 지난해 1640만뉴질랜드달러(약 132억원)에서 올해 980만달러(약 79억원)으로 감소했다.

루닛은 유방촬영술 데이터 1억장을 보유한 볼파라와 제품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볼파라는 유방암 조기 진단과 검사 과정의 워크플로우(Workflow)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AI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120건 이상의 특허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유럽 CE 인증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볼파라 덴서티(Volpara Density)는 유방 조직의 밀도를 정량화해 유방암 위험 평가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이다. 2차원 유방촬영술과 3차원 유방단층촬영술 모두에서 유방 밀도에 대한 객관적 측정값을 제공한다.

△볼파라 리스크(Volpara Risk)는 개인 맞춤형 유방암 위험 평가를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환자의 개인적 위험 인자과 유전적 요소 등 환자의 개별 요인을 고려해 유방암 위험 정도를 측정한다. △볼파라 페이션트 허브(Volpara Patient Hub)는 실시간 피드백 제공을 통한 검사 과정의 자동화와 품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이다. 의료진이 일관된 고품질 유방촬영 이미지를 획득하고 불필요한 재검사를 줄일 수 있도록 돕는다. △볼파라 애널리틱스(Volpara Analytics)는 객관적인 품질 지표 및 자동화된 보고를 통해 의료진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솔루션이다.

볼파라는 유방암 검진에 특화된 정밀한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등 서양권 여성 약 1억장의 유방촬영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데이터는 제품 개발을 위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객 동의를 얻는 등 법적분쟁 가능성을 해소해뒀다.

루닛은 볼파라 인수 후 추가적으로 연간 약 2000만장 이상의 데이터를 지속 확보할 예정이다. 루닛은 유방암 진단 AI 솔루션 개발을 위해 30만장의 데이터를 학습한 바 있다.

루닛은 볼파라 데이터를 활용해 주로 동양권 여성의 데이터를 학습한 루닛의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와 FDA 허가를 획득한 3차원 유방단층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 제품 고도화를 목표할 계획이다.

루닛은 볼파라가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초거대 AI에 적용시켜 정확도를 높인 AI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미래 먹거리로 추진하는 자율형 AI(Autonomous AI) 구축에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루닛은 미국 내 볼파라 플랫폼 설치 기관을 대상으로 루닛 AI 솔루션을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볼파라 AI 플랫폼을 유통함으로써 매출을 극대화시킬 계획이다.

서 대표는 “루닛의 볼파라 인수는 루닛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자, 앞으로 루닛이 암 조기 진단을 위한 강력한 솔루션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올해 3분기에 시작된 볼파라 인수 추진 과정에서 암 정복에 대한 양사의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향후 양사가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볼파라는 미국 정부의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문샷(Cancer Moonshot)을 추진하기 위한 공공‧민간 협력체 ‘캔서엑스’(CancerX)에 루닛과 함께 창립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6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왔다. 최근 MS가 선정한 ‘올해의 헬스케어 & 생명과학 파트너’(2023 Healthcare & Life Sciences Partner of the Year)에 선정됐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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