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국내 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초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신규 탄저백신이 올해 안에 생산과 비축에 들어간다. 신규 백신은 기존 백신과 달리 독소를 생산하지 않아 부작용 위험이 매우 적고 안전성이 높다.
질병관리청은 14일 기자단 대상 정례브리핑에서 이러한 내용의 신규 탄저백신의 특성과 개발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법정 제1급 감염병으로 관리되는 탄저병은 치명률이 90%를 넘어 생물 테러 무기로 쓰이기도 한다. 피부를 통해 감염되며 호흡기와 소화기를 통해 전파된다.
김갑정 질병청 진단분석국장은 "탄저균은 생물테러에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고위험 병원체로 국가 보건 안전을 위해 1997년도부터 기초연구를 시작한 이후 20여 년이 넘게 준비해 허가받았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일 질병청과 녹십자가 협력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인 '배리트락스주'를 허가했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탄저백신을 의약품으로 상용화한 세계 최초의 사례다.
김 국장은 "품목 허가 취득으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탄저 백신의 국내 자급이 가능해졌다"며 "백신 수입 비용을 절감하고 생물 테러와 같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감염병 대응을 넘어 국가 보건 안보 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해당 탄저백신은 성인에서 탄저균 감염증의 노출 전 예방을 목적으로 개발됐으며 기존 백신과 달리 독소에 의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없애 매우 안전한 백신으로 평가받는다.
정윤석 질병청 고위험병원체분석 과장은 기존 백신과의 차이점에 대해 '백신 주원료인 방어 항원의 생산방식이 다르다'고 했다.
정 과장은 "기존 백신은 탄저균을 배양해서 정제하다 보니 독소가 포함돼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신규 백신은 독소를 생산하지 않는 균주를 통해 유전자재조합으로 순수하게 정제하고 대량 배양했기 때문에 안전하고 경제성이 높다"고 전했다.
신규 탄저 백신은 올해 안에 생산과 비축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국장은 "녹십자와 논의를 통해 올해 안에 차질 없이 생산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비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물 테러 대응을 위한 공공백신으로 쓰이는 만큼 우선 접종 대상은 소방과 경찰 등 초동 대응 인력이 될 예정이다.
임상 과정에 참여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 "공기 중에 퍼진(에어로졸화) 탄저균이 서울 지역에서 확산할 경우 고위험 노출자는 5만 명, 일반 노출자만 해도 20~30만 명 이상 발생이 예측된다"며 "방역 요원 등 생물테러 대응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분들의 우선 접종을 통해 안전한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