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파업이냐 정부와 대화냐"…깊어진 의협 내 세대 갈등

의협, 전국의사대표자회의 개최…의료정상화 등 논의
20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 이후 대응 두고 '의견 차'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4.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4.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 내에서 의료정책 대응 방식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강력한 투쟁을 요구하며 선배들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지만, 기성세대 의사들은 현실적 한계를 이유로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고 있다. 내부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의료계 전체의 협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전날(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의정 갈등의 해결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오는 20일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예정된 전국의사궐기대회 이후 대응방안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이날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은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한 강경 투쟁을 촉구하며 기성세대 의사들의 소극적 태도를 강력히 비판했다. 20일로 예정된 전국의사궐기대회를 앞두고 휴진, 사직서 제출 등 적극적인 투쟁에 나서달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대위원장은 "선배들은 우리가 힘들게 마련한 투쟁의 결과물을 인정하면서도 적극적으로 함께하지 않는다"며 기성세대 의사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의학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무조건 학교로 돌아가라는 선배들의 태도는 무책임하다"며 "선배들이 함께하지 않는다면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직접 정부와의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배들이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수긍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며 "투쟁의 엔드포인트만 언급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의 협상력을 높일 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도 "의대 정원이 일부 조정됐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로 돌아갈 수 없다"며 "이대로 졸업하면 원하는 의사가 될 수 없다는 우려가 학생들의 수업 거부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기성세대 의사들은 강경 투쟁보다는 현실적이고 유연한 대응을 주문하며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아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실제로 지난 10일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3자 회동을 갖고 2시간 동안 의료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시도의사회장은 "지난해와 같은 사직서 제출이나 휴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투쟁이 아닌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의협 관계자도 "학생과 전공의들이 교육과 수련을 거부하고, 기성세대가 파업에 나선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며 "이제 정부와의 대화 국면을 지켜본 후 결과에 대한 판단을 학생들이 스스로 하게 해야지, 모든 결정을 특정 개인이 주도하면 안 된다"고 했다.

서울 소재 의과대학 교수는 "의협 내부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의료 현장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며 "내부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정치적 상황까지 확대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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