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GC녹십자그룹과 동국제약에 이어 종근당바이오(063160)까지 '티엠버스'를 내세워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경쟁자로 가세하면서 국내 보툴리눔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었다.
흔히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메디톡스(메디톡신), 대웅제약(나보타), 휴젤(보툴렉스), 휴온스글로벌(리즈톡스) 등 네 개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고수익·고성장 기대감이 높고 해외시장 진출이 용이해, 현재 많은 제약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종근당바이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제제 '티엠버스주 100단위'(클로스트리디움보툴리눔독소A형)의 국내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1일 공시했다.
티엠버스주는 유럽 소재의 연구기관으로부터 독점적으로 분양받은 균주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적응증은 중등증 및 중증의 미간주름 치료다. 비동물성 공정을 도입해 감염, 알레르기 유발 위험을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종근당바이오는 항생제 및 프로바이오틱스 원료의약품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이어온 기업이다. 이번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은 단순한 품목 다변화 수준을 넘어 신성장 동력 확보와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종근당바이오는 이미 2021년 12월 보툴리눔 톡신 전용 생산기지인 오송공장을 준공했다.
종근당바이오 관계자는 "티엠버스주는 출처가 분명한 균주와 차별화된 바이오 기술로 높은 순도의 보툴리눔톡신을 개발하고, 비동물성 제조 공정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한 제품"이라며 "중국과 미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의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글로벌 보툴리눔톡신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툴리눔 톡신 자체가 수익성이 뛰어난 제품군이다 보니 경쟁도 치열하다. 기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휴젤은 기술력, 제품 다양성, 글로벌 진출 등에서 우위를 점해왔다.
지난 2월에는 GC녹십자그룹이 자회사인 녹십자웰빙을 통해 에스테틱 기업 이니바이오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을 취득했다. 이 기업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 특화된 기업으로, GC녹십자웰빙의 시장 진출을 의미한다.
동국제약은 한국비엔씨와 손잡고 '비에녹스주'를 판매할 계획이다. 비에녹스주는 지난해 3월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기존 업체의 입지가 견고해 후발주자가 자리를 잡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여러 제약사가 눈독을 들이는 것은 높은 수익성과 시장 성장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실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3개 업체의 지난해 실적만 봐도 이유를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조 2654억 원으로 연간 최고 매출액을 기록한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통해 1864억 원을 기록했다. 휴젤의 경우에도 매출 3730억 원 중 2032억 원을 보툴렉스를 통해 올렸다. 메디톡스는 연매출 2286억 원 중 톡신 매출이 1093억 원을 차지한다.
무엇보다 연간 12조 원 규모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용이하다는 점도 국내 제약 및 바이오기업에 매력적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1위 기업인 애브비의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분기 기준 약 71%에서 지난해 3분기 약 60%까지 하락했다. 애브비가 최근 5년간 꾸준히 가격을 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애브비 독주 체제에 금이 간 만큼 '나보타'(현지 제품명 주보)를 내세워 현지 시장 2위를 차지한 대웅제약엔 기회로 여겨지고 있으며,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인 휴젤도 본격적인 영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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