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의료취약지 진료공백 해소 한계…보건지소 기능 정립 우선"

2023년 전국 보건지소 10곳 중 6곳 일평균 진료 5명 이하
원산협 "비대면진료 필요한 이들 세분화해 접근하는 정책 필요"

26일 오후 전남 화순군 백아보건지소가 텅 비어있다. 2024.3.26/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26일 오후 전남 화순군 백아보건지소가 텅 비어있다. 2024.3.26/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인구소멸 위기지역의 의료접근성을 개선을 위해 지역보건의료기관을 활용한 비대면 진료(원격 진료)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공중보건의사(공보의)를 통한 원격 진료 현장에선 비대면 진료를 통한 의료공백 해소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6일 의료계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8개 시도, 55개 시군구와 701개 지역보건의료기관에선 의료취약지 원격협진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진료시범사업이 확대되며, 2024년부터 실시된 사업으로 기존 대면진료와 방문건강관리서비스를 연계해 읍·면 단위의 보건지소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보의가 부족해 요일을 정해 권역별로 순환 진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비대면 진료가 의료접근성을 높이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공보의 활용한 비대면 진료, 의료공백 해답 아냐…보건지소 기능·역할 정립 먼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60개 인구감소지역 보건소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의과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보건지소 비율은 40.1%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원격협진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 실제 의료취약지의 원격협진 사업에 참여하는 보건지소의 공보의는 거동과 교통이 불편한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진료와 처방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읍·면 지역 중에서도 의료기관과 자원의 분포가 읍에 집중돼 면 지역 주민들의 의료접근성이 취약한 하동군이나 해남군, 청양군, 하동군 등 보건지소에선 원격협진을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비대면 진료가 의료취약지의 진료 공백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고 본다. 지역보건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정립하는 것이 최우선이란 입장이다.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 회장은 "하루평균 한 명의 환자도 보지 않는 곳이 200곳이 넘는다"며 "보건지소의 효율화가 이뤄지지 않은 채 공보의 수만 부족하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의료를 공보의에 완전히 의존하는 구조가 문제"라며 "환자들이 시내에 가서 진료받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보의만 배치한다고 의료 공백이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본문 이미지 -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비대면 진료 한계 명확…정부·민간 진료 대상 세분화해 정책 추진해야

대공협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1239개의 보건지소(광역시, 특별시 제외) 중 825곳은 일평균 5명 이하의 환자를 보고 있었으며 560곳은 일평균 3명 이하의 환자를 보고 있었다. 하루평균 1명의 환자도 채 보지 않는 곳은 206곳에 달했다.

이 회장은 "일부 필요한 곳은 원격 진료를 해야 하겠지만, 어르신들의 경우 질병이 악화했을 때 증상을 느끼는 정도가 둔하기 때문에 비대면 진료로 상태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개인 의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3년 넘게 활용하고 있는 백재욱 동동가정의학과의원 원장도 대면 진료와 비대면 진료의 차이는 확실하다고 말한다. 백 원장은 "비대면 진료는 일부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하면 된다.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를 보완해 주는 역할이지,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지방에서 검사 결과만 확인하러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나, 약 처방이 더 필요한 경우 등은 원격 진료를 활용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원격의료산업계는 민간과 정부가 원격 진료가 필요한 이들을 세분화해 접근하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슬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대표는 "어르신들은 스마트 경로당과 같은 요양기관과 연계를 통해 거버넌스적으로 원격 진료가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고, 3교대 등 업무 일정으로 비대면 진료가 꼭 필요한 분들은 민간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2023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비대면 진료에 참여한 적 있는 환자 1500명과 의사 300명, 약사 100명에게 설문 조사를 한 결과, 환자의 82.5%는 비대면 진료가 불안하지 않다고 했다. 50.1%는 대면 진료와 비슷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의사의 80.3%는 불안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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