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지난달 27일, 한림대성심병원 '중증환자 전담구급차'(Mobile ICU)는 충북 제천시에서 약 140㎞ 떨어진 경기 안양시까지 중증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했다. 3개월간 이뤄진 총 92건의 이송 중 최장 거리였다. 당시 환자는 심각한 호흡부전으로 ECMO(체외막 산소 공급 장치) 치료를 받고 있었고, 전문적 치료를 위해 장거리 이송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연휴로 인해 인력 가동이 제한적이었고 폭설까지 겹쳐 도로 사정이 극도로 나빠 일반적인 이송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한림대성심병원 Mobile ICU팀과 ECMO팀, 그리고 김형수 병원장(흉부외과)은 긴밀하게 소통했고, 폭설 및 교통체증과의 사투 끝에 5시간여 만인 오후 8시 10분 제천 소재 A병원 중환자실에 도착했다. 이후 환자에게 ECMO 장비를 장착한 뒤 이송을 진행했고, 모니터링과 처치 속에 오후 11시 14분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환자는 일주일 만에 ECMO 치료를 중단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고 현재 호흡기 내과로 전과돼 치료받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은 지난 5일 보건복지부와 경기도청, 중앙응급의료센터, 한림대성심병원 등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Mobile ICU' 출범식을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
Mobile ICU는 중증환자 이송을 위해 특수 제작된 전담구급차로, 의료진이 차량 내에서 중환자실(ICU) 수준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어 '움직이는 중환자실'로 불린다.
Mobile ICU는 길이 7.56m, 너비 2.37m, 높이 2.92m로 일반 구급차보다 1.5배 넓다. 내부에는 ECMO, 인공호흡기, 환자 모니터링 장비, 고유량 산소치료기료기 등 중증환자 생명 유지를 위한 의료장비가 탑재돼 있다. 또 일반 구급차보다 더 많은 내부 전력을 쓸 수 있고, 산소통도 일반 구급차에 비해 4배 이상 실을 수 있어 ECMO와 인공호흡기 동시 사용이 가능해 장거리 이송에도 적합하다.
Mobile ICU 출동 시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3인으로 구성된 전담팀이 함께 탑승한다.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패혈증, 중증 외상, 신생아중환자 등 긴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신속하게 치료 가능 병원으로 이송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예정이다.

한림대성심병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동안 총 92건의 MICU 이송을 수행했다. 이송 환자 유형으로는 △급성심근경색 및 뇌졸중 환자 21건 △신생아 및 소아 환자 16건 △ECMO 환자 3건 등이었다.
이 기간 누적 이송 거리는 3263㎞로, 1건당 평균 35.4㎞를 운행했다. 지역별 이송(요청지역-수용지역 순) 현황은 △경기-경기 62건 △경기-서울 22건 △서울-경기 2건 △충북-경기 2건 △경기-인천 2건 △경기-강원 1건 △기타 1건 등으로 집계됐다.
김형수 한림대성심병원장은 "이번 시범사업은 더 안전하고 전문적인 중증환자 이송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한림대성심병원은 중증환자 이송체계의 선도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의료진 교육과 장기 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사업의 효과성을 면밀히 분석해 전국적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림대성심병원은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와 경기도가 추진한 '중증환자 병원 간 이송체계 구축 시범사업'에 선정돼 같은해 11월부터 Mobile ICU를 운영하고 있다. 중증환자의 병원 간 이송뿐 아니라 향후 재난 발생 시 현장 의료지원, 항공이송과 연계한 중증환자 이송 등으로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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