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중국 e커머스 플랫폼 'C커머스'가 상품 판매가 아닌 고객 데이터 축적에 보다 중점을 두고 새로운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박진용 건국대 교수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국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에 따른 유통·제조업의 위기' 토론회에서 "C커머스가 판매 수익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데이터를 확보, 관리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먼저 "C커머스는 이미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 물류 경쟁력 제고, 데이터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규모를 키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경험이 축적돼 있다"고 짚었다.
과거 중국 주도의 '신 실크로드 전략 구상'인 이른바 '일대일로' 정책으로 해외 시장 진출 경험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판매가 아닌 고객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고,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해외 시장 개척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옥경영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역시 최근 인기를 얻은 중국산 로봇청소기를 예로 들며 "초저가 로봇청소기를 통해 엄청난 양의 소비자 데이터를 축적한 뒤 프리미엄 로봇 청소기를 냈다. 이게 더 무서운 부분"이라며 "개인정보 활용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앞으로의 유통 산업은 인공지능(AI)의 경쟁 시대로 기술 기업이 유통 시장에서도 선두에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고객의 데이터를 누가 더 많이 갖고, 더 잘 분석해 고객에 맞춰 제안하느냐의 싸움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교수는 "뛰어난 기술력과 풀필먼트 역량을 앞세운 중국 플랫폼이 2027년쯤 전 세계 유통기업 중 5위 안에 들어가는 시대가 올 수 있다"며 "사후에라도 국내의 소비자 및 거래 정보, 기업 정보가 중국 쪽에 무방비로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날 토론에서는 최근 논란이 됐다 철회된 일부 해외 직구 상품에 대한 KC인증 적용 제도 관련 의견들도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일괄적인 통제보다 좀 더 세밀한 규제가 필요하며 국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정부가 힘을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플랫폼이 너무 국내용이라 개선해야 한다"며 "정부가 역직구를 강화할 방안에 아이디어를 내고 기업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C커머스로 인한 소비자 피해에 페널티는 강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엔 차별화된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C커머스가 안정적으로 국내 시장에 안착하는 동시에 중소 제조·유통기업의 성장과 결합할 수 있는 지원 규제 정책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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