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뉴스1) 조재현 양새롬 기자 = 화면 뒤로 뻗은 손이 훤히 보이는 노트북, 간식을 주듯 손을 내밀면 발을 들고 반기는 로봇 개, 음성비서가 탑재된 안경 형태의 증강현실(AR) 기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는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총망라된 축제다. 전시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내 인파가 몰리는 현장에는 눈을 사로잡는 혁신 기술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CES) 대신 유럽 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중국 기업들 공세가 거세다. 부스 규모나 기술 혁신성은 여느 글로벌 기업에 뒤지지 않았다.

중국 PC 제조 업체인 레노버는 세계 최초 투명 디스플레이 노트북을 전시해 화제다. 기존 노트북 형태에 17.3인치짜리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투명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형태다.
관계자가 노트북과 호환되는 펜으로 화면에 색칠하는 동안에도 화면 너머 꽃병이 선명하게 보였다. 기존 노트북 화면에 들어가던 부품 등은 키보드 아래 자리한다고 레노버 측은 설명했다.
다만 실제 출시될지는 미정이다. 레노버 관계자는 "프로토타입(시제품)이라며 정식 출시 계획 등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레노버 산하의 모토로라 역시 벤더블 콘셉트 스마트폰을 전시했다. 6.8인치 디스플레이를 구부려 손목에 찰 수 있는 게 특징이며 접힌 상태에서도 디스플레이 터치가 가능하다.


샤오미 부스도 관람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중 하나다. 중국에서 출시한 전기차 SU7과 25일 바르셀로나에서 글로벌 출시한 14시리즈 스마트폰 전시 존도 인기지만, 백미는 따로 있다.
전시장 입구서 관람객을 맞는 춤추는 4족 보행 로봇 '사이버도그2'가 그 주인공이다. 재롱을 떠는 수준은 실제 개 못지않다.

관람객이 간식을 주는 자세를 취하면 실제 개처럼 발을 올려 빨리 달라는 듯 보챈다. 뒤로 점프해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도는 '공중제비'도 완벽하게 해낸다.
이를 지켜본 관람객들은 "어메이징"(놀랍다), "언빌리버블"(믿기 어렵다)을 연발했다.
샤오미 측은 "실제 개 3만 마리의 데이터를 반복 학습한 결과"라며 "카메라 등을 장착해 다양한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참가기업 중 최대 규모(9000㎡) 전시장을 꾸린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판구'를 전시했다. 판구는 날씨 예측, 금융 등의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화웨이에서 분사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 아너도 AI 기능을 강조한 신작 '매직6 프로'를 비롯해 다양한 신제품을 전시 중이다. 사용자 시선을 인식해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아이 트래킹' 기능 등이 눈길을 끈다.
오포도 AI 기반 음성 비서를 통해 음성명령 등을 할 수 있는 증강현실(AR) 기기 '에어 글라스 3' 시제품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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