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 LCC로 안가도 된다고?…그럼 한국판 '머스크'로

중소항공사들 "항공면허 있어야" 인수전 참여…일반 기업서 인수해도 문제 없어
국내 대기업도 인수후보군 거론…"'해운+항공' 종합물류기업, 글로벌 트렌드"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화물터미널에서 14일 관계자가 화물을 옮기고 있다. 2021.12.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화물터미널에서 14일 관계자가 화물을 옮기고 있다. 2021.12.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가 매물로 나왔지만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뛰어든 인수전에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까다로운 면허 발급 절차로 인해 LCC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이들 회사가 주목받은 이유였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국내 대기업이 화물사업부 인수전에 참전할지 관심이 모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아시아나항공(020560) 이사회가 대한항공(003490)과 기업결합을 위해 화물사업부 매각안건을 가결한 뒤 인수 후보군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양사 합병 시 60%에 달하는 유럽~화물 노선 독점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을 요구했다.

아직 EU 경쟁당국의 승인이 남아 있지만 물밑에서는 이미 인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소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화물전문 에어인천이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거론되는 이들 회사가 각국 경쟁당국이 요구하는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큰 항공사'로 평가받을지는 미지수다.

그간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 주체로 LCC를 유력하게 꼽은 이유 중 하나는 '항공운송사업자면허'가 있는 기존 항공사가 아니고는 화물사업부를 인수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항공사업법에 따라 국제선에서 여객과 화물 노선을 운항하기 위해서 국토교통부로부터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이 하나의 회사일 때는 하나의 면허가 있으면 되지만 화물사업부를 면허가 없는 회사가 인수할 경우 신규 면허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신규 항공사가 아니다. 화물사업 경력이 30년에 달하며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국내 항공화물 시장 2위 항공사로 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신규 항공사가 항공사업면허를 따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지만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같은 선상에 두는 것은 잘못됐다는 의미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 항공사가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면 추가적인 면허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은 맞다"면서도 "신규 면허를 발급할 시 물류사업에서 우리나라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지와 능력을 보게 되는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회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비(非)항공사가 인수하더라도 면허를 확보하는 것은 문제 될 게 없을 것이라는 취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기업결합의 후속 절차에 대해서는 최대한 패스트트랙으로 진행한다는 상황"이라며 면허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이런 점을 감안하면 LCC보다는 덩치가 큰 대기업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는 것이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차원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LCC들이 참전한 인수전은 새우가 고래를 인수하는 모양새에 화물사업부가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해외 경쟁당국이 LCC가 인수한 아시아나 화물사업의 영속성에 의문을 품을 경우 애초 문제가 된 '독점' 우려를 거두지 않을 수 있어서다.

과거 아시아나항공이 처음으로 매물로 나온 당시 SK그룹과 CJ그룹이 인수후보로 거론된 이유 역시 물류 시너지 때문이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국외에서 벌어들인 매출액이 12조4000억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해외에 공장을 두고 있지만 주요 생산거점은 국내에 있어 화물기를 통해 수출한다.

앞서 아시아나항공과 HMM(011200)의 채권단인 한국산업은행이 '플랜B'로 통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업계에서 거론된 맥락도 비슷하다. 이미 글로벌 물류업계에서는 해운사가 항공사업을 강화해 '도어 투 도어' 서비스를 선보이는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해운물류 업계에서도 한국 대표선사인 HMM을 육·해·공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있다. 세계 2위 덴마크 머스크(Maersk), 세계 6위 대만 에버그린 등 항공사를 보유한 글로벌 해운사는 항공사업을 강화해 물류산업 재편을 선도하고 있다. 세계 4위 프랑스 CMA-CGM도 자국 대표 항공사 에어프랑스-KLM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다만 여전히 화물사업부의 높은 몸값은 변수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화물사업부의 가격은 5000억~7000억원 정도이며, 부채도 1조원은 떠안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화물기 11대는 최소 기령이 19년부터 최대 32년까지인 노후기로 인수 후에도 추가 비용이 상당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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