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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첫 생산량 '반토막'?… 전력화 지연·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

KIDA 사업타당성 조사서 '초도 물량 40대→20대' 잠정 결론
""국익에 최선 되도록 협의… 인니 분담금 납부계획 검토 중"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23-10-31 10:33 송고 | 2023-10-31 10:58 최종수정
한국형 전툭리 KF-21 '보라매' 시제기. 2023.10.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한국형 전툭리 KF-21 '보라매' 시제기. 2023.10.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에 대한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첫 생산량을 당초 계획 대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잠정 결론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군 안팎에선 KF-21 전력화 지연과 가격 경쟁력 약화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1일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KF-21은 오는 2026~28년 기간 초도 물량 40대를 생산한 뒤 2032년까지 80대를 추가 양산해 총 120대를 공군에 인도한다는 계획 아래 개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전날 공군과 방사청 관계자 등이 참석한 비공개 최종 토론회에선 '초도 물량을 40대에서 20대로 줄여야 한다'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업타당성조사 잠정 결론이 공유됐다고 한다.

KIDA 측에선 KF-21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초도 물량 감축 의견을 제시했다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했다.

당초 KF-21의 1대당 가격은 초도 양산 40대 기준으로 880억원대로 추산됐다. 그러나 20대가 되면 그 가격이 1000억원대로 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KF-21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향후 수출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게 군 안팎의 지적이다.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의 경우 대당 가격이 946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KF-21이 F-4·5 등 우리 공군의 노후 전투기들을 대체할 기종임을 감안할 때 그 생산량이 줄면 전력화 지연과 더불어 그에 따른 전력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 국회 국방위 내에선 "KF-21 초도 생산 물량 감축에 따른 전력 공백 및 가격 경쟁력 저하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관련 예산 책정에 앞선 정책 결정과정에서 KIDA의 사업타당성 조사 결과보다 초도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KIDA의 이번 사업타당성조사 결과는 내주쯤 확정돼 오는 12월쯤 보고서가 발간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추가적인 논의 등을 통해 국익에 최선이 되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도록 협의할 예정"이라며 "KF-21을 적기에 전력화하고 항공기가 가격 및 성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2023.10.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2023.10.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런 가운데 KF-21(인도네시아명 IF-X) 공동 개발국이면서도 그간 사업 분담금 미납 문제 해결에 미온적이었던 인도네시아 측이 최근 태도를 바꿔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엄동환 방사청장은 이달 16일 방사청에 대한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 출석, "인니 측이 이달 말까지 2023~25년 3년 기간의 분담금 납부 계획을 제시하지 않으면 사업 전반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면서 인니와의 협력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인니 측은 아직 KF-21 사업 분담금 납부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진 않았으나, 내부적으로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인니 측이 이르면 11월 중 그 계획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일단 인니 측의 안(案)을 기다리겠단 입장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인니가 내부적으로 관련 부처 간에 (KF-21) 미납 분담금 납부계획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추후 지속적으로 인니 측 동향을 면밀히 확인함과 동시에 사업 영향을 고려해 필요시 대응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F-21 공동개발 사업은 2014년 체결한 기본합의서에 따라 우리 정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7810)이 각각 개발비의 60%와 20%를, 그리고 나머지 20%는 인니 측이 부담하기로 했다.

인니 측은 이를 바탕으로 2016년 1월 KAI와 계약을 맺으면서 사업 분담금 20%를 납부하는 대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KF-21 전투기 48대를 자국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인니 측은 자국 경제사정 악화 등을 이유로 올 2월까지 총 1조2694억원 상당의 사업 분담금 가운데 2783억원만 납부, 총 9911억원을 미납 중이다.

이 때문에 국내 일각에선 '인니 측과의 KF-21 사업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인니 측은 KF-21 사업 분담금은 내지 않으면서 올해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42대를 구입하기로 했고, 미국산 F-15EX 전투기 24대 구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현재 KF-21 사업은 인니 측의 사업 분담금 미납 문제와 별개로 시제 6호기까지 이미 시험비행에 돌입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KF-21은 올 5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방사청은 내년부턴 그 양산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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