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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찍은 반도체, 車수출 호조 지속…4분기 '불황형 흑자' 탈출 기대감↑

반도체 9월 수출액 100억달러 근접…가격 상승세에 실적개선 낙관
中경기둔화 회복 지연, 이-하마스 전쟁에 '국제유가·공급망' 변수

(세종=뉴스1) 심언기 기자 | 2023-10-17 06:00 송고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9.2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9.2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반도체 가격이 저점을 찍고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나라 4분기 무역수지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부진 속 수출을 이끌어온 자동차 산업의 선전도 이어지고 있어 4분기 '불황형 흑자' 구조를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경기회복 지표를 근거로 연말과 내년 주요 선진국 중에선 안정적 경제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낙관 전망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유류 등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중국의 경기회복이 더딘 점은 변수로 꼽힌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ICT 수출은 180억6000만달러, 수입은 107억6000만달러로 무역수지 7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수출액이 13.4% 감소했지만, 올초 30%대 수출 감소율에 비하면 수출 감소폭이 3분의 1가량 줄어들며 개선 조짐이 뚜렷하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99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수출액 100억달러 재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반도체 가격은 9월초 바닥을 기록하며 D램 범용제품인 DDR4 8Gb 반도체는 1.3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이달들어 1.5달러를 넘어서며 서서히 반등 기지개를 켜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낸드 역시 4분기에는 감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가격 상승세 관측이 우세하다.
반도체 경기회복 조짐은 실적으로도 나타난다. 1·2분기 4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손실을 크게 줄이며 3분기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의 깜짝 실적을 냈다. 업계에서는 3분기 적자폭이 3조원 중반대로 1조원가량 줄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 역시 올 3분기에는 1분기(△3조4023억원)와 2분기(△2조8821억원) 보다 개선된 1조원 중반대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가격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분기부터 다시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상당하다.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그간 수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자동차산업의 수출호조도 지속되고 있는 점도 연말 무역수지 개선 기대감을 키운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달에도 두 자릿수(10%)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15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우리나라 수출을 이끄는 두 품목 수출전망이 밝아지면서 정부도 4분기 경기회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경제가 부진에서 완만하게나마 다시 회복하는 지표가 나오고 있다"며 "무역수지도 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흑자로 돌아섰고, 중국도 지난 9월 기준으로 적자가 1억달러 수준에 그치는 등 회복 지표가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의 수출 반등 조짐은 뚜렷하지만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더딘 경기회복과 국제유가 등 변수도 적지 않아 상황을 낙관하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안팎에서 거래 중인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분쟁 악재가 더해졌다. 일각에선 배럴당 100달러 돌파 가능성도 제기한다. 다만 국제유가가 높아지면 미국이 원유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돼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현재 유가가 올해 중반 60달러 선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데다, 이같은 고공행진이 지속될 경우 비용증가 및 원재료 수입액 급증으로 우리나라 무역수지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재까지 영향은 제한적이나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확산할 경우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제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는 악재로 돌출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유가 불안이 수출 및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고 주요 공급망을 점검하는 등 대책마련에 착수한 상태이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정부와 민간이 (유류) 8개월분을 비축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시장의 요동엔 대응할 여력이 있다"며 "최악을 대비해서 컨틴전시 플랜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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