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한국을 찾은 노벨상 수상자 5명이 한국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미래를 대비하는 기초과학은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스웨덴 노벨재단 아웃리치(NPO)는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3'를 열었다.
과학기술과 미래 교육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요아킴 프랑크 컬럼비아대 교수(2017년 노벨화학상) △마이클 레빗 스탠퍼드대 교수(2013년 노벨화학상) △조지 스무트 홍콩과학기술대학 교수(2006년 노벨물리학상)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맨체스터대 교수(2010년 노벨물리학상) △하르트무트 미헬 막스플랑크연구소 소장(1988년 노벨화학상) 등 5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참석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한국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마이클 레빗 교수는 "이번 삭감의 근거는 잘 모르지만 삭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래 대비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과 과학기술 투자"라고 말했다.
조지 스무트 교수는 "과학뿐 아니라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투자가 중요하다. 과학의 선두에 있어야 한다"며 "얼마 전이 전자 발견 100주년이었는데 그 발견으로 많은 경제적 성과가 있었다. 정부가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 예산이 삭감되는 일의 배경으로 정치의 특성이 지목되기도 했다.
콘스탄틴 노보셀로프는 "R&D 예산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논란이 있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학 연구에 비해 선거는 4~5년마다 있다"며 "(단기 성과가 나오지 않는) 과학 분야는 후순위로 예산을 할당받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벨상 수상자들은 연구 성과 평가가 논문 수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짚었다.
하르트무트 미헬 교수는 "네이처, 사이언스 논문 개수로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유명 학술지에 논문을 내려면 주류 연구를 해야 하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주류에 속하지 않는 연구가 더 중요한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레빗 교수도 "과학자가 시도하며 실수하고 실패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성과가 논문 수로 판단되기도 하는데 옳지 않은 방식"이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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