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대만 TSMC의 파운드리(위탁 생산) 경쟁이 치열하다. 기술 경쟁은 물론 고객 유치까지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점유율은 TSMC가 크게 앞서 있지만, 기술에서는 삼성전자가 한발 앞서 3나노 파운드리를 양산하는 등 추격 속도를 올리는 모습이다. 양사 모두 주도권을 쥐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TSMC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북미 기술 심포지엄'을 열고 차세대 파운드리 선단공정 양산 로드맵 등을 공개했다.

지난해 말 3나노(N3) 공정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성능·전력·밀도를 높인 N3E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또 내년 하반기 더 고도화한 'N3P'를, 오는 2025년 'N3X'를 양산하는 내용을 공개했다. 2나노 공정 역시 2025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TSMC는 선단공정 계획을 통해 고객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해 압도적 1위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도 이에 질세라 파운드리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 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의 3나노 공정을 양산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사 유치에 나섰다. 불안요소였던 수율(양품 비율)도 60~70%로, 양산 초기와 비교해 안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3나노 1세대 공정을 안정적 수율로 양산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3나노 파운드리를 평가하고, 테스트 칩을 제작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부터는 미국 산호세와 한국, 독일, 일본 등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기술 경쟁력과 양산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20년 동안 300조원을 투자해 경기도 용인에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화성·기흥 벨트는 메모리·파운드리·R&D중심, 평택과 용인은 첨단 메모리·파운드리의 핵심 기지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평택과 미국 오스틴, 테일러 신공장까지 고려해도 대만 TSMC에 비해 생산 능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8.5%고, 삼성은 15.8%다.

파운드리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공격적인 생산 능력 증대 없이는 점유율 확보가 불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파운드리는 생산 라인을 미리 확보해 놓고 고객사를 유치하는 '쉘 퍼스트' 전략을 통해 고객사 요구를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열세인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에서 선단 공정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용인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TSMC와의 생산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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