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감속'에 한은 금리동결 '고심'…금통위 기류는 반반

미 연준 2월 FOMC 결과…금리 인상 종료 기대↑
한은 23일 가속페달 뗄까…총재 최종 결정 전망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AFP=뉴스1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을 밟으면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기존 1%p에서 1.25%p로 확대됐다.

기존 최대 역전 폭인 1.50%p까지는 숨 쉴 공간이 남았지만,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이달 23일 한은 기준금리가 또 오를지, 아니면 1년 만의 첫 동결 결정이 나올지는 쉽사리 단언할 수 없게 됐다.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지난달 의견은 인상론과 동결론이 거의 반반 수준에서 나뉘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속 또 감속…美 기준금리 4.50~4.75%

연준은 한국시간으로 2일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준금리를 4.50~4.75%로 0.25%p 인상해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금리 인상은 직전보다 0.25%p 축소된 것으로,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연이어 빠르게 이뤄진 결과다.

그간 연준은 40년 만의 최악 물가 상승에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대응해 왔다. 지난해 6월부터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4차례 연속 단행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속도를 한 템포 늦춰 0.5%p 인상하는 '빅 스텝'을 결정했다.

그러다 새해 첫 금리 결정에서는 통상적 수준인 '한 번에 한 계단'으로 뚜렷이 감속한 것이다.

◇미 금리 인상 종료?…"시동 끄기 전엔 감속부터"

이번 감속은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의 징조처럼 해석되는 분위기다.

이미 시장은 지난달부터 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상을 그만둘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풀려 왔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동을 끄기 전에는 속도부터 줄여야 한다"며 "오는 3월 0.25%p 인상을 끝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대부분의 물가 지표는 둔화 국면에 진입했고 주거 물가는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면서 "연준도 이제는 지켜볼 시간을 확보했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고 3월 이후 연말까지 인하 시그널은 부재하겠으나 인상도 어려울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본문 이미지 -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금리 역전 확대 우려↓…국내 상황 중요성↑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상단을 기준으로 1.25%p에 달한다.

이상적으로는 한국 기준금리는 미국보다 높아야 한다. 세계 최대 선진국인 미국에 비해 위험도가 높은 한국에 투자하려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것이 통상적인 지식이다.

하지만 한은이 금리 차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지는 아직 안갯속이다.

금리 차 자체는 확대됐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한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금리 차가 기존 최대 폭을 넘어설 위험성은 당분간 줄었다고 봐야 한다.

결국 한국 입장에선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향후 역전 확대에 대한 우려를 낮춰 '미국으로부터 자유로운, 국내 상황에 기초한 결정'을 이끄는 셈이다.

이에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7회 연속 인상한 한은이 성장 둔화를 고려해 1년 만에 금리 동결을 단행할지, 아니면 최종금리 수준을 한 단계 높여 고물가의 고착화를 막을지가 이달 금통위의 관전 포인트다.

◇금통위 기류는?…"아직 물가" vs "이젠 성장이 문제"

금통위 내 기류는 지난달까진 인상론과 동결론이 팽팽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1월13일 개최)을 보면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2명은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했으며, 1명은 향후 물가 둔화세를 전제로 금리 인상에 신중할 것을, 나머지 2명은 성장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지속하자는 의견을 내비쳤다.

최근 중국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는 한시름 덜었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중국 발 수요 증대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어 아직 물가와 성장 사이 한쪽의 압력이 확연히 우세해진 상황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관건은 1월 물가 지표다. 만일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밑돌아 둔화세를 이어가면 이달 금통위 내 의견은 동결·인상이 3 대 3으로 양분되는 셈이다. 이에 일각에선 이 총재가 캐스팅 보트(casting vote·최종 결정권)를 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한은 총재는 3 대 3으로 의견이 나뉘었을 때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해 최종 결정권을 행사한다. 지난 1998년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맡은 이후 금리 결정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 사례는 2001년 7월, 2006년 8월, 2013년 4월 등으로 손에 꼽을 정도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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