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그로서리 강화', '상권 맞춤형 비식품 콘텐츠 확대'
대형마트 3사가 올해 리뉴얼한 매장들의 공통점이다.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강점에 초점을 둬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쇼핑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전략이다.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는 성향이 높은 식품 매장을 늘리고 온라인에서 구매가 어려운 주류 매장도 강화했다. 체험형 공간을 늘려 가족 단위 고객의 체류 시간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30일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 따르면 3사가 12월 리뉴얼 오픈을 앞둔 점포 수는 총 4개점이다.
이마트는 2012년 개장했던 서산점을 12월 1일 새롭게 연다. 이마트가 올해 여덟 번째로 리뉴얼해 선보이는 매장이다. 기존의 노후 시설을 개선하고 유휴 공간 활용해 신규 패션 브랜드 입점을 늘렸다. 최근에는 과천점 매장 5개 층을 3개 층으로 압축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지난 2020년 월계점을 시작으로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20년에는 9개점, 2021년에는 19개 점포로 현재까지 총 35개 점포를 새로 단장했다. 핵심 강점인 그로서리(식품) 중심으로 매장을 재구성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리뉴얼한 점포는 모두 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다. 2020년 5월 리뉴얼한 이마트 월계점의 경우 올해 4월 매출이 리뉴얼 전(2020년 4월)과 비교했을 때 약 114% 신장했다. 같은 기간 점포 방문 고객도 30대 고객은 50.6%, 40대 고객은 49.8% 증가했다. 20대 고객 역시 35%가량 늘었다.

롯데마트는 올해 김포공항, 제주점을 시작으로 총 8개점을 새로 단장했다. 오픈 이후 현재까지 매출과 고객 방문자 수는 각각 30% 이상 급증하는 성과도 나오고 있다. 12월 중순에는 수원점과 부평점을 리뉴얼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마트의 매장 리뉴얼 방향은 그로서리 강화. 신선식품 매장과 상품 구색을 확대해 계절성을 강화했다. '스시', '쌀'과 같이 신선 특화 매장을 신설한 것도 특징이다. 밀키트와 HMR 구색을 확충해 콘텐츠도 보완했다. 펫 전용 매장 '콜리올리'도 입점시킬 예정이다.
오프라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특성을 살려 주류 전용 매장도 확대하고 있다. 8월 리뉴얼한 김포공항점은 매장 중앙 골드존에 약 331㎡ 규모로 동굴형 와인·위스키 매장을 구성했다. 젊은 세대를 대비해 2000여종의 주류를 준비했고 수제맥주도 강화했다.
8월 리뉴얼한 제주점의 경우 3층과 5층의 패션 매장을 개편했다. 제주도는 백화점과 아울렛이 없는 지역임을 공략해 백화점급 브랜드를 유치시키고 인테리어도 고급스럽게 꾸몄다. 또 제주도 내 가장 큰 규모의 와인·양주 전문 매장을 선보여 1500여종의 상품을 취급한다.
홈플러스는 올 초 폐점 대신 리뉴얼에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인천 간석점을 시작으로 13곳을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했다. 새 단장한 점포 매출은 평균 20%가량 늘었다. 식품 매장을 강화한 만큼 먹거리 상품 매출도 약 25% 늘어났다.
연내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성서점의 리뉴얼을 마칠 예정이다. 기존 대형마트와 다르게 입구부터 델리 및 베이커리 등 먹거리 상품 구성을 강화해 차별점을 뒀다. 고객 수요 중심으로 쇼핑 동선을 변경한 것이 매출 확대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팬데믹 시절 어려움을 겪던 대형마트들이 내공을 쌓아 점포를 재정비했다"며 "온라인 시장의 성장에 오프라인의 반격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MZ(밀레니얼+Z세대)세대 소비자를 사로잡는 것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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