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3기' 외교사령탑은 왕이?… 전랑외교 강화될 듯

'한미동맹 강화' '사드 정상화' 등에 한중 마찰 가능성

왕이 중국 외교부장. ⓒ AFP=뉴스1
왕이 중국 외교부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3기의 '외교·안보사령탑'으로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돼 주목된다.

왕 부장은 상대적으로 '공격적 성향'을 띠는 인물이란 평을 듣는 만큼 그가 중국 당국의 외교정책 전반을 관장할 경우 우리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 행보나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운용 '정상화' 등을 놓고 한중 간 마찰이 한층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왕 부장은 지난 16~22일 열린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와 23일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거쳐 확정된 20기 중앙정치국원 24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왕 부장은 이번에 당 중앙위원에서 물러난 양제츠(楊潔篪)의 뒤를 이어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때 외교부장직을 사임하고 외교담당 정치국원으로서 본격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공산당의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우리 국가안보실장,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카운터파트'에 해당하는 자리다.

왕 부장은 시 주석 집권 1기 때인 2013년부터 외교부장직을 역임하며 '공세적 외교'를 펼쳐왔다.

특히 그는 올 8월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한중 외교장관회담 땐 △자주독립 △선린우호 △개방공영 △평등존중 △다자주의 등 이른바 '5개 응당(應當)'을 제시하며 우리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발전 기조에 대한 중국 당국의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외교가에선 회담 당시 "서로의 중대 관심사항을 배려해야 한다"는 왕 부장 발언 등을 두고 우리 정부의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운용 '정상화' 추진 등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지난 8월9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외교장관회담. (외교부 제공)
지난 8월9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외교장관회담. (외교부 제공)

우리 정부는 사드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2017년 최초 배치 당시부터 자국의 안보상 이익을 훼손한다는 등의 이유로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포함한 각종 보복조치를 취했거, 그 여파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앞서 한중외교장관회담을 마치고 박 장관이 귀국한 직구 사드와 관련해 기존의 이른바 '3불(不)'에 이어 '1한(限)'까지 거론하며 우리 정부를 재차 압박하기도 했다. '사드 3불'은 △한국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도 결성하지 않는다는 걸 뜻한다. 또 '사드 1한'은 주한미군이 이미 배치한 사드 운용을 제한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이번 당 대회를 기점으로 '1인 체제' 완성에 필요한 내부 정비를 사실상 마무리한 만큼, 대외적으론 소위 '전랑외교'(戰狼外交·늑대처럼 힘을 과시하는 외교)를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왕 부장의 중앙정치국원 발탁에도 이 같은 의도가 담겨 있단 것이다.

올해 69세인 왕 부장은 '7상8하' 즉, 67세까지는 유임하고 68세부터 물러난다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관행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중앙정치국원에 포함됐다.

다만 일각에선 왕 부장이 중국의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될 경우 '급'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공세적 행보가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왕 부장이) 외교전략·지침을 만드는 위치에 오를 경우 오히려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며 "고위직의 발언 자체가 중국의 향후 행보·기조의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에 중앙위에 새로 진입한 친강(秦剛) 주미국대사가 차기 외교부장을 맡아 왕 부장의 '공세적 외교'를 이어받을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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