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고도 기이한 서사…'금병매' 국내 최초 10권 완역본 나왔다 [신간]

본문 이미지 - 금병매 전집(문예춘추사 제공). ⓒ 뉴스1
금병매 전집(문예춘추사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삼국지', '서유기', '수호전'과 함께 중국 4대 기서로 손꼽히는 '금병매'(전 10권)가 국내 최초 완역본으로 출간됐다.

금병매는 음란(淫亂)과 인정(人情) 사이에서 인간 운명의 정곡을 찌르는 '천하제일기서'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하다. 은밀하고도 기이한 서사가 매혹적임을 의미한다. 다른 3대 기서가 영웅호한이나 초인적인 인간의 삶을 그려낸 것과 달리, 금병매는 평범한 인간의 욕망과 날것의 삶을 세태 속에 녹여내는 현실 드라마다.

그간 국내에서 금병매는 노골적인 부분이 삭제된 축약본으로만 소개돼왔다. 이번 완역본은 최고의 금병매 연구자로 꼽히는 강태권 교수의 노력의 결실이다. 역자는 그동안 삭제됐던 내용과 작품 속의 시(詩)와 사(詞)도 빠짐없이 번역해 독자들이 온전하게 작품을 감상하도록 했다.

작가 소소생이 그려낸 당시 사회에 만연해 있던 부패와 인간의 모순, 도덕의 타락 등 생생한 인물 묘사는 당시 명나라 시대의 중국의 참모습을 제대로 반영하며 탁월한 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당시 부패한 정치인의 적나라한 성생활을 풍자한 것으로 인해 출간된 이후 청대에는 민간의 풍속을 해치는 음서로 낙인찍혀 출판·유포가 금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금병매가 단순히 '성'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기만 하다면 그 생명력이 오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 성의 묘사는 당시 사회의 모순과 인간의 정신 상태를 폭로하기 위한 수단이지, 절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그 속에는 '중국 명나라 시대의 사회사'가 들어 있다고 평가받는다.

'아큐정전'의 작가 루쉰은 금병매를 두고 "명나라 때의 소설 가운데 인간의 세태를 가장 잘 표현한 인정소설(人情小說)"이라고 평했다. 금병매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들, 인간의 적나라한 욕망을 보게 됨과 동시에 역설적으로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 금병매(전 10권)/ 소소생 지음/ 강태권 옮김/ 문예춘추사/ 세트 13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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