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28일 차기 사령탑으로 최종 선출됐다. 권리당원은 물론 국민 여론조사에서까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 '이재명표 민주당'을 만들기 위한 당내 장악력을 완벽하게 확보했다는 평가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제5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이 후보가 합산 득표율 77.77%로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득표율은 지난 1997년 새정치국민회의의 대선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득표율(77.53%)을 넘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당 대표 경선 기준으로도 지난 2020년 전당대회 당시 이낙연 당 대표 후보의 득표율(60.77%)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후보는 당원 뿐 아니라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모두 70%를 넘어서는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흠결 없는 리더십을 확보했다.
당 선관위에 따르면 이 후보는 권리당원에서 78.22%, 국민 여론조사 82.26%,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 86.25%를 기록했고, 경쟁자 박용진 후보가 반전을 꾀했던 전국대의원 투표에서도 72.03%의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전당대회에서 친명계와 비명계가 대립했지만 결과적으로 여심(여의도 정치인 생각)조차 이재명 당 대표 시대에 힘을 보탠 셈이다.
이 후보가 모든 지역에서 권리당원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 후보는 충청 기반의 강훈식 후보가 출전한 충남 경선에서만 66.77%를 기록, 나머지 지역에서는 모두 70% 이상 득표에 성공했다.
민주당의 심장인 광주·전남에서는 80%의 육박한 득표율을 달성했고,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경기도에서는 80.21%를 얻었다.
이같은 전당대회 결과는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이 후보가 자신이 공언한 '강한 야당'을 만들기 위한 충분한 동력이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신임 당 대표는 이날 수락 연설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 민생 입법 추진을 예고했다. 민생 과제 해결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금 경제 위기, 또 민생 위기가 참으로 심각하다. 지금 가장 급선무는 민생과 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와 제가 공약했던 것들이 비슷하거나, 같은 것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중에 민생 경제위기 해결에 도움이 될 정책들을 신속하게 공통으로 추진하는 것을 요청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구체적인 민생 과제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 가계부채 대응을 언급했다.
이 대표가 정부·여당과의 협력을 강조했지만 두터운 지지 기반을 토대로 대여 투쟁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또한 친명계로 구성된 만큼 강경 노선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 장관 탄핵을 언급하며 강경 노선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전당대회에서도 "정부·여당이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며 "민주당이 퇴행과 독주를 막고 국민의 삶을 책임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같은 이 대표의 구상에 친명계 최고위원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우리는 총선 때 정치개혁, 검찰개혁, 언론개혁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무적 판단과 협치를 이유로 미루고 미뤘다"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강경한 것이냐. 약속을 지키는 게 강경한 일이라면 저는 강경파가 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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