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사극퀸' 된 이세영 "배우로 먹고 사는 고민은 지금도해" [N인터뷰]②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2-01-05 07:00 송고 | 2022-01-05 08:57 최종수정
이세영/프레인TPC © 뉴스1
이세영/프레인TPC © 뉴스1
배우 이세영은 최근 17.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연출 정지인 송연화)으로 '사극 퀸' 수식어를 달았다. tvN 드라마 '왕이 된 남자'로 사극에서 진가를 주목받은 데 이어 장기간 시청률 침체에 빠져있던 MBC를 살린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사극 퀸 입지를 굳혔다. 그는 이 같은 칭찬에 "작품이 잘 되고 사랑을 받아서 이런 수식어를 만들어주신 것 같다"며 "빨리 잊어주셨으면 한다"고 부끄러워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동명의 소설이 원작으로,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기록을 그린 드라마다. 이세영은 이 드라마에서 왕의 무수히 많은 여인 중 한 명이 아닌,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자 하는 궁녀 성덕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성덕임은 훗날 의빈 성씨가 되는 인물로, 치열하고 긴박한 정치가 오가는 궁중 안에서도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인물로 그려졌다.
이세영은 1997년 아역으로 데뷔해 올해 햇수로 26년차 배우가 됐다. 그는 아역 배우로 주목받은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며 지금의 필모그래피를 이뤄냈다. "연기자는 연기를 해야 한다"며 "가치 증명이라고 해야 할까, 저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쉼없이 연기하는 이유에 대해 똑부러지게 이야기했다. "20대 중반에 일이 너무 없어서 생존에 대한 고민도 했다"던 그는 "선택을 받는 입장에서 선택을 받았다는 게 굉장히 감사하다"던 그의 진심을 더욱 알게 했다.

무엇보다 '2021 MBC 연기대상'에서 한마디 한마디 진심을 담아 전달했던 수상 소감은 배우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의 깊이가 남다른 배우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 알게 했다. 당시 그는 "다른 중요한 일을 하실 수 있는 소중한 저녁시간에, 그것도 두 달 넘게 시간을 내어주시고 작품 내 인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해 주신 시청자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시청자 분들의 소중한 시간이 매우 귀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그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기력만큼이나 겸손함과 심성이 빛나는 이세영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세영/프레인TPC © 뉴스1
이세영/프레인TPC © 뉴스1
<【N인터뷰】①에 이어>

-특유의 또렷한 발음과 발성도 인상적이었다.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
▶원래는 맞춤법이 다르게 대본에 표현이 되면 맞춤법에 맞게 표현하려고 했다. 말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장단음도 찾아봤다. 대사마다 말뜻을 더 살리려 했다. 사극하시는 선배님들은 말을 맛있게 하시는 것 같아서 그 부분에 신경을 썼다. 동료들과 있을 때는 말을 편안하게 말하지만 중전, 대비 분들한테는 조금 더 격을 갖추고 더 발음을 또렷하게 하려 했다. 가까운 분들에게는 편안하게 말하고 호흡을 크게 가지려 했다.

-'사극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데 이번 작품으로 인해 굳힌 느낌이다.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하는지.

▶빨리 잊어주셨으면 한다.(웃음) 다음에 사극하면 조금은 부담이 있을 것 같다. 작품이 잘 되고 사랑을 받아서 이런 수식어 만들어주신 것 같다. 너무 감사하고 다음에 사극을 하게 되면 더욱 (연기력을) 갈고닦아서 하도록 하겠다.

-2017년 백상에서 신인상, 2019년 SBS 연기대상에서 우수연기상, 2021년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연기대상을 수상하시면서 2년 마다 한 단계 씩 올라가며 수상으로 실력을 증명하고 있다. 연기상에서 최고 상을 바라기도 하는지.

▶말씀만으로도 감사드린다. 제가 몸둘 바를 모르겠다. 저는 아직 너무 부족하고 사실 제 몫을 해내는 데도 급급하다. 20년 뒤에 대상을 받는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오래 연기하면서 조연상을 받고 싶다. 경력이 엄청 길고 그런 분들이 많은데 적은 분량으로도 큰 임팩트를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저도 그런 조연상을 받게 되면 영광일 것 같고 그때를 향해 열심히 나아가겠다.

-쉼없이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

▶연기자는 연기를 해야 한다. 가치 증명이라 해야 할까. 저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많이 갖춘 게 많이 없기 때문에 조금 더 남들보다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가고 있다.

-1997년에 데뷔하고 올해 벌써 26년차 배우가 됐다, 실감이 되는지, 그 시간을 돌아보면 어떤 마음이 드는지.

▶저와 함께 하는 스태프분들, 제작진과 경력과 나이 차이를 들었을 때다. 메이크업 해주시는 분들이 한참 위인 언니, 오빠들이고 그랬는데 이제 현장에 가면 다 저보다 어리시고 경역이 몇년 안 되시더라. '언니, 오빠!' 하려다가 저보다 동생이구나 한다. (웃음) 그럴 때 '내가 오래 했나?' 할때가 있다. 현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마음이 든다. 제작 환경도 달라져서 앞으로 더 좋게 발전해나갈 때가 있지만 '라떼는 힘들었다' 할 때도 있다. (웃음) 더 앞으로 좋아지겠다 기대도 된다.

-스스로 잘했다 칭찬해주고 싶은 점도 있나. 배우로서도 큰 고민이 있었던 시기도 있었는지.

▶큰 고민 있었던 시기는 스무살 되기 직전이었다. 성인 배우가 되려고 할 때 학업에 열중하며 현장과 멀어졌을 때 이 직업을 계속할 수 있을까 고민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중심 잡고 열심히 잘 하면 된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도 가지 않았다 해서 길이 없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그 시기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20대 중반에 일이 너무 없어서 생존에 대한 고민도 했다.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 고민했는데 이런 고민은 배우로 살아가면서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생각한다. 먹고 살아야 하는 고민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저는 어떤 분야든 버티고 남아있는 사람이 대단하다 생각한다. 오리는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밑에서는 발버둥을 엄청 친다. 이처럼 뒤에서도 노력하고 오래 가는 사람이 성공한 거다 생각한다. 스스로 한길을 가고 있는 것에 대해 칭찬을 해주고 싶다.

-정말 수많은 작품에서 수많은 역할을 소화했는데 앞으로 특별히 도전하고픈 장르와 역할이 있는지, 함께 작업하고픈 이들이 있는지.

▶아이유님을 만나길 예전부터 바라고 있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웃음) 노래는 감히 어렵고 연기를 같이 해본다면 좋겠다. 워맨스도 좋을 것 같다. 아이유님을 늘 응원하고 있다. 도전하고 싶은 건 분량도 주연으로 많이 나오는 로코를 해보고 싶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이세영에게 어떤 의미의 작품인가.

▶저 혼자만 애정하고 사랑했던 게 아니라 너무나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신나게 촬영할 수 있었던 애틋한 작품이 될 것 같다. 유종의 미를 거뒀구나 하는 부분이 뿌듯하다. 너무 사랑해주시고 시청률도 잘나와서 더할나위 없이 기쁘다. 한편으로 너무 좋아서 두렵다. 다시 또 다음 스텝을 향해 새롭게 나아가야겠다.

-2022년 임인년에 이루고 싶은 소망, 계획이 있다면.

▶2021년은 어떻게 달려왔는지 모르게 순간순간 천천히 흘러갔지만 돌이켜보면 총알처럼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촬영하느라 바빴는데 스스로를 돌아보거나 그럴 시간은 없었다. 매 순간 즐기며 곱씹으며 살지 못했던 것 같아서 그게 아쉬움이 있다. 2021년은 열심히 일하고 그 이상으로 사랑 받았던 해 같다. 2022년은 작년보다 제 일상 속에서도 스스로를 돌아보고 건강하고 산책도 하면서 스스로 생각도 많이 할 수 있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2022년에 해보고 싶은 건 작품이다. 얼른 새로운 작품을 만나보고 싶다.


aluemchang@news1.kr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