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어릴적 먹던 쫀드기·꾀돌이, 이젠 애들이 먼저 찾는다"

편의점, 추억의 과자 매출↑…10대엔 '호기심' 2040세대엔 '추억'

본문 이미지 - 편의점 추억의 과자(BGF리테일 제공)ⓒ 뉴스1
편의점 추억의 과자(BGF리테일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80년대 중반 꾀돌이 생산을 시작한 이후 이렇게 바쁜 적이 없었어요"

김영보(64) 광일제과 사장은 잔뜩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김 사장은 작은 콩 모양 초코과자로 익히 알려진 꾀돌이(당시 '초코면')를 처음 만든 장본인이다. 대표작 꾀돌이가 최근 뉴트로 열풍을 타고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면서 회사 매출이 30% 이상 상승했다. 김 사장은 "꾀돌이뿐 아니라 옛날 과자를 생산하는 업체가 최근 다 같이 바빠졌다"고 귀띔했다.

추억의 과자가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최근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꾀돌이·밭두렁·브이콘·아폴로·쫀드기로 대표되는 90년대 인기 과자가 다시 판매대에 진열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10대에겐 새롭고 신선한 제품으로, 2040세대에겐 유년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 레트로 열풍에…꾀돌이·밭두렁·아폴로 '추억의 과자'가 뜬다

22일 이마트24 편의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통 과자(약과·조청·소라과자 등)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8% 늘었다. 같은 기간 전통 과자를 제외한 감자스낵·일반스낵 매출이 각각 10%대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전통 과자가 인기를 끌자 편의점 업계도 추억의 과자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며 본격적인 '추억 팔이'에 나섰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 3월 꾀돌이·밭두렁·쫀드기·단짝 캔디를 포함한 레트로 시리즈 8종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실제로 지난 6월 CU에서 판매한 '밭두렁' 매출은 4월 대비 무려 87% 증가했다. '꾀돌이'는 약 45% 증가했다. '단짝캔디' 매출도 15% 늘면서 츄파춥스를 제치고 사탕 카테고리 1위 자리에 올랐다.

GS25도 지난 6월 레트로 과자로 소비자 취향 저격에 성공했다. 특히 △추억의 옥수수쫀드기 △월드컵 맛기차콘 △추억의논두렁은 출시 직후부터 7월 셋째 주(7/13~19)까지 매출이 각각 36%, 36%, 42%씩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에 출시한 '아폴로'도 출시 직후 대비 올해 6월 매출이 무려 50% 오른 것으로 나타나 추억의 과자 인기를 입증했다.

상품 인기가 워낙 높다 보니 편의점에서 추억의 과자는 '없어서 못 파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밭두렁·꾀돌이·브이콘 구매에 나섰다. 실제로 이들 대용량 제품은 '인간 사료'로 불리며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인스타그램에 밭두렁을 상자째로 구매한 사진을 인증하며 "밭두렁을 사러 편의점에 갔는데 다 팔려서 못 샀다. 대신 온라인에서 이만큼 주문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본문 이미지 - 이마트24 편의점 전통과자(이마트24 제공)ⓒ 뉴스1
이마트24 편의점 전통과자(이마트24 제공)ⓒ 뉴스1

◇ 유행은 돌고 돈다…"제가 어릴 때 먹던 과자 딸이랑 같이 먹어요"

오늘날 추억의 과자는 1990년대 초등학교 앞 문구점 대신 편의점에서 판매된다는 것을 제외하곤 그 시절 맛과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초콜릿 과자 꾀돌이가 대표적이다. 꾀돌이는 작은 콩 모양의 바삭한 과자 식감과 겉면에 코팅된 달콤한 초콜릿 맛이 특징인 제품이다. 포장지에 그려진 쥐 그림으로 꾀돌이를 추억하는 소비자도 많다.

이른바 '빨대과자'로 알려진 아폴로도 대표적인 추억의 과자다. 빨대 속에 들어 있는 샤베트 제형의 크림 특유의 달콤하고 시원한 맛은 당시 어린이 소비자 입맛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문구점 앞에 세워져 있던 '누름식 구이 기계'에 구워 먹던 쫀드기와 일명 '단짠' 과자의 원조 격인 밭두렁도 30~40대 소비자가 유년시절을 회상할 때 빠지지 않는 제품이다.

스낵류는 전통적으로 10대 이하의 소비자 수요가 높은 카테고리다. 반면 레트로 과자 상품은 10대뿐만 아니라 2040대에게도 두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추억의 과자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한 사이트 구매자는 "옛날 과자들을 다시 판매하는 걸 보니 신기하다"며 "제가 어렸을 때 먹던 과자를 이제는 딸과 함께 먹는다"는 구매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추억의 과자 인기는 제과업계 최신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졌다. 과거 100~200원 가격에 작은 봉지로 판매되던 레트로 과자 특성이 최근 인기 있는 '원핸드 스낵'과 닮았기 때문이다.

원핸드스낵은 한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도록 기존 봉지 과자 제품 크기를 줄인 제품이다. 1인 가구와 스마트폰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브이콘·꾀돌이·밭두렁 패키지가 원핸드 스낵과 닮았다는 점이 레트로 과자 인기의 또 다른 원인으로 분석된다는 설명이다.

제과 업계 관계자는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원핸드 스낵 형태와 비슷한 형태"라며 "크기가 작은 전통 과자는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레트로 열풍에 맞춰 다양한 추억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24는 최근 레트로 상품으로 '개나리콘·미숫가루콘·달고나타르트를 출시하고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상품에 소비자가 열광하고 있다"며 "촌스럽고 옛날 느낌이 나는 복고상품에 재미를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 앞으로도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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