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도 미국에 84%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미중 무역 전쟁이 확대되고 있다. 이 여파로 인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주문 취소가 잇따르는 등 양국 간 교역 단절이 현실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양국 간 무역 전쟁이 고조되면서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의 주문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장난감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는 첸 칭신은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취소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해 "이는 거래를 파기하는 것"이라며 "양측에 사업을 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미국 고객이 주문을 취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중국 공장은 미국 기업으로부터 주문을 잃는 대신 다른 고객을 찾거나 생산을 줄이겠다고 전했다. 광저우에서 모자 공장을 운영하는 제피 마는 "이는 미국 소비자와 가정에 큰 타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관세 부과를 상쇄하기 위해 가격을 4% 깎았으나, 이미 모자 하나당 이윤율은 5%이므로 더 가격을 깎을 수 없는 상황이다.
광둥에서 폴리염화 비닐(PVC) 파이프를 생산하는 첸치룬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미국 고객들로부터 가격을 깎아달라는 이메일을 여러 통 받았다. 그는 이전에 이미 가격을 8% 깎는 데 동의했었다. 그러나 미국 오하이오주 고객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토로하며 가격을 25~30% 깎아 달라고 요청했다.
개별 고객뿐만 아니라 미국 최대 할인점인 월마트도 중국 공급자들과 더 낮은 가격 책정을 위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월마트의 지속적인 가격 인하 요구에 중국 기업이 민원을 제기하자 지난달 중국 당국이 월마트 관계자를 소환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미국 이외의 대체 고객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 내수가 비교적 약하고 다른 국가들도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에 대한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다. 미국 시장이 막힌 중국 저가 상품이 밀어내기 식으로 세계 시장에 풀릴 경우 각국에서 시장 교란이 발생할 우려도 높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는 무역 문제에서 "손을 잡자"는 샤오첸 주호주 중국 대사의 제안에 "세계 어떤 경쟁과 관련해서도 중국과 손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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