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北비핵화' 트럼프 첫 명문화…한반도정책 밑그림 나왔다

미일정상회담 공동성명 "완전한 비핵화 단호한 의지 재확인" 적시…'핵군축 선회' 우려 불식
'김정은과 대화 의지' 재확인했지만…고위관리 "앞서 나가진 않아" 협상 재개 시간 걸릴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한미일 3국 공조 강화 등을 명시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및 한반도 정책 기조의 얼개를 드러낸 것으로, 향후 북미 관계는 물론 한미 관계의 큰 줄기까지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발표된 공동성명은 북핵과 관련해 "두 정상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해결의 필요성을 표명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문구를 처음으로 공식 문서에 적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핵보유국'(Nulclear Power)이라고 지칭하면서, 향후 북한과의 협상에서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고 핵군축 등으로 선회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것을 불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미일 정상회담 직전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헌신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이시바 총리와 함께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도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힘을 통한 평화'를 이루겠다"면서 "그것을 위해 저는 집권 1기 때 시작한 한반도 안전과 안정 확보 노력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동성명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주요 성과로 꼽는 한미일 3국 안보 공조체제를 계승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적인 밀착에 대한 대응 의지도 적시했다.

공동성명은 "양국은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과 북한의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강화에 대한 억제 및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북한에 대응하고 역내 평화와 번영을 수호하는 데 있어 한미일 3국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또 성명은 "일본-호주-인도-미국(쿼드), 일본-미국-한국, 일본-미국-호주, 일본-미국-필리핀을 포함한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 간의 다층적이고 조율된 협력을 발전시킬 계획"이라는 문구도 담았다.

본문 이미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2.8 ⓒ AFP=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2.8 ⓒ AFP=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성명에는 없지만, 트럼프는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대화 재개 의지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북한,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며 "나는 그들과 매우 잘 지냈고, 전쟁을 막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좋은 관계를 맺었고, 제가 그와 잘 지낸다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는 비핵화라는 목표를 확인하고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천명하면서도 김정은과 북한을 향한 구체적인 깜짝 제안은 내놓지 않았다. 이는 비핵화를 전제로 협상 의지를 내비친 뒤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살펴 가면서 신중하게 다음 단계의 대응을 해나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중국은 물론 핵심 동맹국을 포함해 광범위하게 전개하고 있는 급진적인 무역 정책을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사태 등 미국의 이익을 위해 다뤄야 할 메가톤급 글로벌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한반도 이슈를 서둘러 테이블에 올려놓을 이유는 없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일 정상회담 사전 브리핑에서 "우리는 앞서 나가지 않을 것이다"라며 "탱고를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움직이거나 적어도 움직일 준비가 됐다는 점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신중한 접근을 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과의 조율을 거치지 않으면서까지 무리해서 김정은과 협상 테이블에 앉지는 않겠다는 의도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어진 탄핵 소추 및 구속 등 한국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가운데 나온 한반도 비핵화 의지의 표현인 만큼, 한국 입장에서는 '동맹 패싱' 등 안보 불안 우려를 다소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날 강조된 미일동맹 유지 및 강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동맹을 중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잠재울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동맹에 주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이날 미일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두 정상은 미일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양국 간 안보 및 국방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미일동맹이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초석임을 강조했다"라고 적시했다.

본문 이미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5.2.8 ⓒ AFP=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5.2.8 ⓒ AFP=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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