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세기의 담판' 6·12 북미 정상회담의 유력 후보지로 싱가포르 센토사섬 내 카펠라 호텔이 거론되고 있다.
북·미 양측은 4일 현재까지 회담 장소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일부 외신들은 '카펠라'를 유력한 회담 개최장소로 꼽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회담 장소로 센토사섬을 선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유력한 회담 개최지로 거론돼왔던 샹그릴라 호텔과 달리 카펠라 호텔은 국제호텔이 아닌 싱가포르 10대 부호 쿠이형제 소유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회담 개최 장소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측근 소유로 알려진 마리나 베이 샌즈 등보다 보안이 나은 현지인 소유 호텔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선 북한 국무위 부장과 조 헤이긴 미 대통령 부비서실장이 정상회담 관련 양측 실무협의 대표로 의전 등을 조율하기 위해 만난 곳도 바로 이 호텔이다.
비즈니스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내 모든 대형 호텔 가운데 회담일인 12일을 전후로 호텔 룸과 식당을 차단한 곳은 카펠라 호텔뿐이다.
호텔 관계자는 "11~16일은 예약이 불가능하다"며 "17일부터 숙박이 가능한데 체크인하려면 오후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카펠라 호텔 주변엔 벌써부터 각국 취재진이 모여들고 있다.
112개 룸과 빌라로 된 이 호텔은 영국 유명 건축가 노르만 포스터가 디자인했다.
호텔은 과거 영국 포병대 식당이 있던 식민지 시대 건물을 개조해 만들었다. 곡선형의 건물 외관을 목재와 유리로 덮어 현대적 감각이 뛰어나단 평을 듣고 있다.
호텔 측은 약 30평 면적의 객실 1박 가격이 2100싱가포르달러(약 168만원)라고 밝혔다.
그러나 호텔 측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싱가포르 남부의 휴양지 센토사섬은 380m 길이의 둑길로 본토와 연결된 작은 섬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가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정상회담 개최시 경호나 보안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섬의 이름 센토사는 말레이어로 '평화와 평온(peace and tranquility)'을 뜻한다.
과거 해적이 이 섬을 차지했을 당시엔 말레이어로 '푸라우 비라캉 마티', 즉 '죽음 이후의 섬'으로 불렸으나, 1970년대에 이르러 지금의 센토사란 이름을 갖게 됐다.
오늘날 센토사는 카지노와 유니버설스튜디오 등으로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사적으로 친분을 쌓길 원한다면 카펠라 호텔에서 가까운 골프 코스를 찾을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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