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오만의 중재로 미국 측과 간접 대화를 진행한 이란 외무부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핵 문제와 제재 해제 이외의 문제는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카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협상은 계속 간접적일 것"이라며 "오만이 계속 중재자 역할을 하겠지만 향후 협상 장소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담이 "핵 문제와 제재 해제"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며 "다른 문제와 관련해 미국 측과 어떠한 회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등 서방은 이란과의 협상에서 핵 문제뿐만 아니라 이란의 탄도미사일 문제, 하마스·헤즈볼라·후티반군 지원 문제 등 전반적인 중동 분쟁 현안까지 의제에 올릴 것을 요구해 왔다.
앞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중동특사와 지난 12일 오만에서 간접 회담을 가졌다. 이란 외무부는 양측이 회담 후 몇 분간 직접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대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이 끝날 때까지 중요한 건 없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을 중재한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회담이 "우호적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란 언론도 이날 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란 정부의 후원을 받는 보수 성향 일간지인 자반은 미국이 핵 문제 이외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또 아라그치 장관을 인용해 이 회담이 "건설적이고 정중했다"고 평가했다.
개혁 성향의 샤르그 신문은 이번 회담을 이란과 미국 관계의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치켜세웠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이번 회담에 회의적이었던 카이한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합의에 대한 명확한 전망이 없는 가운데 이란이 플랜 B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핵 시설 해체와 군사 공격 가능성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높이 샀다.
이란과 미국 대표단은 오는 19일 다시 만날 예정이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다음 회담이 유럽에서 열릴 것이라고만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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