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교황 마지막 모습 눈에 담으려"…뙤약볕 광장 가득 메운 조문객

성베드로 대성당에 운구돼 일반인 조문 시작…"평화의 중재자·겸손하고 소박한 신앙인" 추모 목소리
'교황 모국' 아르헨 출신 가족 "아르헨서 교황 여러번 봤는데…그의 유산 영원할 것"

23일(현지시간) 오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추모객들이 모여 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은 성베드로 대성당 내부로 운구됐다. 2025.04.23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23일(현지시간) 오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추모객들이 모여 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은 성베드로 대성당 내부로 운구됐다. 2025.04.23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바티칸=뉴스1) 김지완 기자 = 23일(현지시간) 오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조문이 시작되면서 성 베드로 광장은 조문을 위해 모여든 인파로 순식간에 가득 찼다.

전날보다 경계는 더 삼엄해졌고 무장 경찰이 가방 안의 내용물을 확인한 뒤 보안검색대까지 거치는 등 보안 검사도 이중으로 실시하고 있었다.

성베드로 광장에는 4개의 대형 모니터가 설치됐고 성당 안에서 운구 의식과 추기경들이 먼저 교황을 조문하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조문객들은 일제히 모니터를 보면서 지금의 역사적 순간을 휴대전화에 담기 바빴다.

조문이 시작된 이날 광장에는 더 엄숙한 분위기가 흘렀다. 현지 시민들과 외국에서 온 관광객 및 조문객들은 뜨거운 태양 빛에도 불구하고 차분히 교황의 입관 절차를 지켜봤다.

몰려든 조문객들로 뙤약볕에서 서너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하는 지경이지만, 광장을 가득 메운 이들은 교황의 마지막 얼굴을 보기 위해서라면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들이었다.

세계 각지에서 날아온 취재진의 취재 열기도 달아올랐다. 광장 맨 앞에는 스위스 근위병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가 오전 10시 15분쯤 철수했다.

본문 이미지 -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만난 독일 출신의 관광객 피터(58) ⓒ News1 김지완 기자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만난 독일 출신의 관광객 피터(58) ⓒ News1 김지완 기자

독일에서 온 피터(58)는 교황 선종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8일 로마에 도착해 여행 중이던 그는 20일 성베드로 광장에서 진행된 부활절 미사에도 참석했다. 이 미사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내 가자전쟁 상황과 반유대주의 확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피터는 바로 다음 날 아침에 선종 소식을 들어서 큰 충격을 느꼈다고 말했다.

가톨릭 신자인 피터에게 교황은 "중재자"(moderator)의 이미지로 남았다. 그는 교황이 "서로 다른 의견을 중재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했다"며 "세계 평화에 관심이 많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화합하도록 도왔다"고 기억했다.

후임 교황에 대해서는 "예전 가톨릭교회의 이미지가 아닌 진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많은 사람이 교회를 떠나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변화를 시도했다. 그런 기조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만난 레조토 출신의 실베스타 모타베응 신부(43) ⓒ News1 김지완 기자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만난 레조토 출신의 실베스타 모타베응 신부(43) ⓒ News1 김지완 기자

레소토 출신의 실베스타 모타베응 신부(43)도 교황에 대해 "자신만의 캐릭터가 분명하며 겸손하고 소박한 신앙인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교황을 기렸다. 또 교황이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했다"고 강조했다.

모타베응 신부는 "지난 일요일 부활절 미사에 참석해 교황의 강복을 받았는데, 그것이 교황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것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차기 교황에 대해서는 "성령이 고르는 사람이 될 것이며 그를 따를 것"이라며 확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 출신 소년 페드로(가명·14)는 가족과 함께 바티칸을 찾았다. 몸에 아르헨티나 국기를 둘러 입은 그는 교황에 대해 "훌륭하고 위대한 교황이었고 두 번째 할아버지 같은 분이었다"며 "매우 겸손했다"고 회상했다.

그의 가족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교구장을 지낼 때 그를 여러 번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 그 가족의 안타까움은 더 깊이 묻어났다.

페드로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비슷한 사람이 후임 교황이 되기를 바란다"며 그의 유산은 항상 살아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문 이미지 -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모국인 아르헨티나 출신의 소년 페드로(가명•14)가 아르헨티나 국기를 두른 모습 ⓒ News1 김지완 기자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모국인 아르헨티나 출신의 소년 페드로(가명•14)가 아르헨티나 국기를 두른 모습 ⓒ News1 김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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