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진성훈 기자 = 러시아군이 4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향인 동남부 크리비리흐를 미사일과 드론 등으로 공격해 최소 19명이 사망했다. 미국의 중재 하에 진행되던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양측의 지속된 공격으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9명은 어린이로 파악됐으며, 이외에 60여명이 부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크리비리흐를 공격한 탄도미사일은 주거건물과 놀이터, 상점, 식당이 들어선 평범한 거리를 겨냥했다"며 "미사일 외에도 구조 작업 중에 러시아의 드론 공격이 가해져 7명이 다쳤고, 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젤렌스키는 또 다른 글에서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는 유일한 이유는 러시아가 휴전을 원하지 않고 오직 전쟁만을 원하기 때문"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세계의 압력과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을 강화하려는 노력만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6일 새벽에도 수도 키이우를 겨냥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이어져 최소 3명이 부상했으며, 키이우 여러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키이우 시장과 군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이 폴란드와 접경한 지역을 포함한 공습 경고를 발령하자, 폴란드는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영공을 방어하기 위해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기도 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군은 자국이 미국의 중재로 합의된 휴전을 어기고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늘리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우크라이나 군 대변인은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4일 러시아 에너지 시설을 대상으로 한 우크라이나 군의 14건의 '공격'을 언급한 러시아 측의 새로운 허위정보 주장이 제기됐다"며 "이 '공격'은 가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공습은 "러시아군의 군사적 목표에 한정돼 가해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달 미국의 중재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30일 부분휴전에 합의한 뒤 흑해 해상 휴전까지 잠정 합의를 도출했으나, 러시아가 농산물·비료 제재 해제를 요구조건으로 내걸면서 실제 휴전 이행이 난항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검토해보겠다고 했으나, 제재의 한 축인 유럽연합(EU)의 거부로 사실상 제재 완화가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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