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최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확대 방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유럽연합(EU)에서 경제 규모가 큰 일부 국가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오 타아니 이탈리아 외무장관과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외무장관 회의가 열리기에 앞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타아니 장관은 우크라이나 지원이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하며, 향후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와 푸틴의 전화 통화를 기다리며 휴전을 위한 어떤 조치가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며 "이탈리아도 국방비를 늘리기 위한 재원을 찾아야 한다. 처리해야 할 비용이 많다"고 설명했다.
알바레스 장관은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겠지만 현재로선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며 모호하게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스페인은 올해 우크라이나에 10억유로(약 1조5784억원)을 제공하기로 이미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EU는 올해 400억유로(약 632조138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대비 약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 지원안이 채택되면 각 회원국들은 자신의 경제 규모에 따라 기여하게 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EU에서 국내총생산(GDP) 3위와 4위를 차지하는 경제 대국이다. 그러나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규모로 EU 회원국 중 각각 9위와 10위를 기록했다고 독일의 킬 세계경제연구소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러시아와 인접하거나 발트해를 맞대고 있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이다.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의 경우 총 지원 규모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보다 적지만 GDP의 2% 이상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반면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키프로스는 GDP의 0.5% 미만을 지원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하위는 EU에서 러시아에 가장 우호적인 헝가리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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