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폐렴으로 1달 가까이 입원 중인 가운데, 트랜스젠더나 성매매를 했던 신자들이 그의 쾌유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콜롬비아 출신의 트랜스젠더인 안드레아 파울라 토레스(54)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문을 열어줬다"며 "바티칸에서 그와 함께 얘기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과 경찰의 탄압 때문에 고국을 떠났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치자, 생계가 위험해진 수많은 성매매 종사자 여성들은 이탈리아 토르바이아니카의 한 성당에 도움을 청하러 갔다. 이 성당의 안드레아 코노치아 신부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한 여성이 먼저 도착했으며 많은 사람이 뒤를 따랐다고 말했다.
코노치아 신부는 여성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에 편지를 써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도움을 요청하라고 권유했다. 그들은 "우리가 한 일을 교황이 읽으면 화를 낼 것"이라며 망설였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들을 직접 바티칸에 초청했고 돈도 보내줬다. 또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했으며 지난해 사망한 페루 여성의 시신을 고국에 보내는 비용까지 지불해 줬다.
배우자가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브라질을 떠난 데보라 토마즈(38)는 "다른 교황이 등장하면 그(프란치스코 교황)와 같지 않을까봐 두렵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성매매를 그만두고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첫해인 2013년 동성애자와 관련해 "동성애자라도 신을 찾고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내가 누구라고 그들을 판단하겠나"라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2023년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트랜스젠더나 동성애자도 세례를 받을 수 있으며 세례식 및 결혼식에서 대부나 증인이 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심각한 호흡기 증상으로 지난달 14일 입원했다. 교황청은 12일 그가 안정적인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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