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총리 "러시아, 항공 테러 계획 세웠다"…'사보타주 음모' 확인

러, 화물 운송으로 미국 등에서 항공기 파괴 공작…바이든, 푸틴에 경고
우크라 전쟁 이후 여러 차례…나토에 간접적 영향주려는 의도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서방 국가에서 화물기를 테러할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투스크 총리는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러시아가 폴란드뿐 아니라 전 세계 항공사를 대상으로 항공 테러를 계획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투스크 총리는 테러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투스크 총리의 이날 발언은 지난해 여름 영국, 독일 폴란드에서 잇달아 발생한 화물 화재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서방 정보당국의 주장을 확인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서방 정보 관계자들은 당시 화물 화재에 대해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의 보안 조치 테스트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그에 앞서 미국 정보기관도 지난해 8월 GRU가 폭발물이 설치된 소형 전자 마사지 기계 등을 미국이나 캐나다로 향하는 항공기에 실어 화재가 발생하도록 할 계획을 꾸미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에게 경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두 사람은 러시아에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러시아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이러한 '파괴 공작'(sabotage) 행위를 하는 데는 서방 국가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개전 후 처음으로 러시아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 지역을 점령한 것에 대해 보복을 하면서 동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의 전면전은 피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내에선 군수공장 화재, 해저 케이블 손상 등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러시아의 파괴 공작 행위로 추정되는 사건들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영국 정보기관인 MI5의 켄 맥칼럼 국장은 "GRU는 영국과 유럽 거리에서 혼란을 일으키기 위한 지속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방화, 파괴 공작 행위 등을 목격했다. 위험한 행동이 점점 더 무모하게 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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