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찾은 오르반에 젤렌스키 "헝가리는 종전 중재국 못돼" 일침

"강력한 군대 보유해야 중재 가능…미국·중국·EU가 대표적인 국가"
"오르반 방러 사전 조율된 바 없어"…하반기 EU의장국에 견제구 날려

폴란드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바르샤바의 총리 관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2024.07.0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폴란드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바르샤바의 총리 관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2024.07.0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목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차례로 순방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헝가리에 종전을 중재할 만한 능력이 없으며, 이는 미국·중국·유럽연합(EU)과 같은 강대국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폴란드 방문 도중 취재진과 만나 "러시아보다 훨씬 강력한 군대를 보유한 강력한 국가만 종전 중재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전 세계에 그런 나라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 미국과 중국이 그런 나라"라며 EU의 경우 단일 회원국이 아닌 EU 전체가 중재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오르반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종전 협상을 시도한 데 대해선 자국 정부와 사전에 조율된 바 없었다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이 "특정 국가의 정상과 만났다고 해서 그가 전쟁을 끝내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 협상 조건을 두고 외국 정부의 제안에 전향적인 입장이지만, 기존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내세운 10대 조건과 일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군 철수 및 적대행위 중지 △우크라이나 영토 보존 및 주권 회복 △확전 및 침략 재발 방지 등을 골자로 한 우크라이나 평화공식 10개항을 종전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달 스위스에서 러우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정상회의를 처음으로 개최한 우크라이나는 올해 하반기 한 차례 더 정상회의를 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EU 등 서방국과 긴밀히 공조하는 한편 러시아의 우방인 중국이 관련 회의에 참석해 줄 것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이번 스위스 정상회의에 불참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1일부터 헝가리가 올해 하반기 EU 순회의장국을 맡은 것을 계기로 러우 전쟁 중재에 적극 나섰다. 2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한 데 이어 5일에는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국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4개 영토(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완전히 철수해야만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친(親)러 성향으로 EU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번번이 난색을 보여왔던 오르반 총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이번 만남이 종전을 위한 첫걸음이 됐다고 자평했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마찬가지로 러우 전쟁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 시 주석은 회담 직후 △전장이 확대되지 않고 △전쟁이 격화되지 않으며 △모든 당사자가 공격하지 않아야 한다는 '3원칙'을 준수해 긴장을 완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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