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아시아 정상에서 곤두박질, 부활 노리는 쿠웨이트 축구

본문 이미지 - 한때 아시아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던 쿠웨이트 축구가 부활을 노리고 있다. ⓒ AFP=News1
한때 아시아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던 쿠웨이트 축구가 부활을 노리고 있다. ⓒ AFP=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1980년 9월30일 쿠웨이트의 쿠웨이트시티에 위치한 사바 알-살렘 스타디움에서 열린 '1980 AFC 아시안컵' 결승전 매치업은 개최국 쿠웨이트와 한국이었다.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에서 거푸 정상에 올랐던 한국이 20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렸던 대회고 쿠웨이트는 사상 첫 우승에 도전했을 때다. 결과는 쿠웨이트의 3-0 완승이었다.

당시 한국은 대회 득점왕(7골)에 올랐던 골잡이 최순호를 비롯해 정해원, 이영무, 조광래, 조영증, 장외룡, 조병득 등으로 스쿼드를 꾸려 우승에 도전했다. 자신도 있었다. 쿠웨이트와는 조별예선에서 이미 만났는데 당시 황석근의 선제골과 최순호의 2골을 묶어 3-0으로 이겼다. 하지만 결승전 결과는 정반대였다. 한국 축구사에 악연으로 얽힌 쿠웨이트다.

당시 결과를 단순히 텃세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았겠으나 1980년대 쿠웨이트 축구는 아시아 정상급이었다. 1980년 아시안컵 우승에 이어 1984년 싱가포르 대회에서도 3위에 올랐다. 당시 소련에서 열렸던 1980년 올림픽 무대도 밟았다. 쿠웨이트 축구사 최초의 월드컵 진출도 그 무렵에 만들어졌다.

지금껏 쿠웨이트는 단 1번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는데 1982년 스페인 월드컵이었다. 심지어 승점도 획득했다. 체코슬로바키아와의 첫 경기에서 1-1로 비기면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던 쿠웨이트는 비록 2차전에서는 미셸 플라티니가 이끌던 프랑스에게 1-4로 졌으나 잉글랜드와의 최종 3차전에서는 선전을 펼치다 0-1로 석패했다. 선전이었다.

중동 국가들의 축구대항전인 걸프컵에서는 1982년, 1986년, 1990년 우승을 차지했다. 그 무렵의 쿠웨이트 축구에게는 한국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1980년 아시안컵 결승전 패배를 시작으로 2000년 10월16일 아시안컵에서의 0-1 패배까지, 한국은 20년 동안 쿠웨이트와 10번 만나 2승2무6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요컨대 1980~1990년대 쿠웨이트 축구는 아시아에서도 내로라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로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눈에 띄게 나빠진 아시안컵 성적이 바로미터다. 2000년 대회에서 8강에 그쳤던 쿠웨이트는 2004년에는 16강에서 멈췄다. 그리고 2007년 대회에는 숫제 본선 진출에도 실패했다. 이후 2011년과 2015년 모두 조별리그에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 역시 2000년 이후로는 쿠웨이트를 상대로 5승1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던 쿠웨이트 축구는 지난해 12월 튀니지 출신의 나빌 말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말룰 감독은 2013년 튀니지 대표팀 감독과 2014년 카타르 클럽 SC 엘 자이시를 지도했던 이력이 있다.

지난 1월에 열린 호주 아시안컵에서 쿠웨이트는 또 조별예선을 끝으로 짐을 쌌다. 하지만 대진운이 없었다. 우승팀 호주, 준우승팀 한국에게 밀린 결과다. 여기에 말룰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불과 1~2달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임했던 대회였음을 감안해야한다.

사실 그때도 한국은 고전했다. 조별예선 2차전에서 쿠웨이트를 만난 한국은 1-0으로 어렵게 이겼다. 선수단에 감기 바이러스가 도는 등 온전한 상황은 아니었으나 분명 졸전이었고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은 이번 대회의 우승후보가 아니다"는 말로 선수들에게 채찍을 가했을 정도다. 그때보다 조직적인 면에서는 더 좋아졌을 공산이 크다.

쿠웨이트는 현재 한국과 함께 3전 전승으로 G조 예선을 진행하고 있다. 레바논과 라오스는 원정에서 각각 1-0, 2-0으로 꺾었고 지난 9월3일에는 미얀마를 홈으로 불러들여 9-0 대승을 거뒀다. 아시안컵에서 경험했듯이 끈끈한 수비가 강점인데 결정력도 있다. 중동 국가들이 안방에서는 가진 것 이상을 보여준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한국도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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