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탁구 영웅' 유승민(43)은 선거의 제왕이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까지 당선되며 출마한 선거마다 모두 승리했다.
유승민 후보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진행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유효표 1209표 중 417표를 획득, 6명의 후보자 중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이로써 유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3연임에 도전한 이기흥 후보(379표)를 38표 차로 따돌리며 새로운 우리나라 '스포츠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그 뒤로는 강태선 후보(216표), 강신욱 후보(120표), 오주영 후보(59표), 김용주 후보(15표) 순이었고 무효표는 3표였다.
선거일 전까지만 해도 이기흥 현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이 커 보였다. '반(反) 이기흥'을 외친 후보들의 단일화도 실패한 것도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유 후보는 예상을 깨고 승자가 됐다. 선거인단은 체육계의 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유 후보를 택했다.
당선증을 받은 유 당선인은 "체육인이 변화에 대한 열망이 컸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선거 운동 기간 진정성과 순수한 마음을 갖고 뛰었다"고 말했다.
2029년 2월까지 대한민국 체육계 수장이 된 유 당선인은 선거 승률 100%를 이어갔다.
국가대표 탁구선수 출신인 그는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은퇴 후에는 대한탁구협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등을 지냈다.
유 당선인이 처음 선거에 출마한 것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진행한 IOC 선수위원 선거였다.
후보자 23명 중 4위 안에 이름을 올려야 당선될 수 있었는데, 그는 유효 5815표 중 1544표를 획득해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1603표)에 이어 2위로 선출됐다.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킨 통쾌한 승리였다.
유 당선인은 이후 대한탁구협회장 선거에서도 웃었다.
2019년 탁구협회장을 맡던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로 보궐선거를 진행했는데, 유 당선인은 당시 윤길중 후보와 2파전에서 승리했다. 유효 157표 중 119표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어 2020년 제25대 탁구협회장 선거에서는 단독 입후보해 연임에 성공했다.
그리고 탁구협회장으로 두 번째 임기를 마친 그는 제42대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했고, 다시 한번 승전고를 울렸다.
유 당선인은 "기쁨보다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금 체육계는 너무 많은 현안을 갖고 있다. 그것을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 혼자서는 어렵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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