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세입자한테 삼계탕 좀"…월세도 밀려놓고 황당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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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한 임대인이 자취하는 아들을 둔 어머니로부터 자기 아들 식사를 챙겨달라는 부탁을 들었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삼계탕 한 번 나눠줬더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임대인과 세입자 학생의 어머니가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겼다.

임대인 A 씨는 "날이 많이 추운데 잘 지내고 계시는가요. 다름이 아니라 월세 입금이 안 되어 연락드렸다. 시간 나실 때 입금하시고 연락 부탁드린다"라고 보냈다.

이에 세입자 어머니 B 씨는 "내일 넣을게요. 미안하다"라고 답했다. A 씨가 "알겠다. 주말 마무리 잘하세요"라고 하자 B 씨는 "혹시 저녁 챙겨주셨냐"라고 물었다.

A 씨가 "아드님 저녁 말씀하시는 거냐"라고 물은 뒤 B 씨가 "네"라고 하자 "저희가 식사를 챙기진 않는다. 식사했는지 물어봐 드릴까요? 연락이 안 되는 거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B 씨는 "저번에 삼계탕 해주셨다고. 맛있었다고 하더라. 날씨가 추워서 으슬으슬 한다더라. 애가 감기가 잘 걸린다. 혹시 삼계탕 해주셨나 해서요. 부탁 좀 드릴까 하고. 감기 들었을 때 그거 먹이면 빨리 낫더라"고 부탁했다.

A 씨는 "그때는 저희 먹으려고 했다가 인사하고 가길래 한 마리 덜어준 거라서요. 원래 식사를 챙겨주진 않는다. 반찬은 가끔가다 챙겨주고 있지만 부모님이 좋은 마음에서 학생분들 챙겨주는 거지 하숙생 개념이 아니지 않나"라고 정중히 거절했다.

이에 B 씨는 "애가 아파서 부탁드린 건데 참 너무 하시다. 잘 챙겨주신다고 해서 계약했는데 그리 어려운 부탁이었는지. 가까웠으면 제가 해줬다. 멀리 있어서 저도 속 타는데"라고 하소연했다.

A 씨는 "잘 챙겨준다고 한 건 집에 문제가 없는지 자주 들여다보고 살면서 필요한 건 없는지, 혹시 문제 생기면 바로바로 빠르게 수리해 준다는 의미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CCTV도 새로 층마다 추가로 달아드리고 301호 학생만 관리비 안 받고 빼 드린 건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당황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식 식사 챙겨주시길 원하셨으면 하숙집을 찾았어야 한다. 멀리 있으셔서 아픈 아드님 걱정되시는 건 알지만 아픈 게 저희 탓도 아니고 그걸 저희보고 해달라고 하면 어떡하나. 정 마음에 안 들면 계약 해지하셔도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B 씨는 "같은 자식 둔 엄마 마음이 안 그렇다. 아프다고 하니 속 탄다. 연락은 된다. 그리 어려운 부탁이었나. 사람 민망하게 뭐라고 하신다. 그만하죠. 서로 얼굴 붉히지 말고, 그만합시다"라고 답했다.

누리꾼들은 "저런 사람들 때문에 선의가 사라지는 거지", "호의 한 번에 권리인 줄 착각하는 사고방식 가진 사람들 덕에 잘해줄 필요가 없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딱 봐도 힘들게 헤쳐오신 분인 게 티가 나서 마음 아프긴 한데", "현실은 저것보다 더한 사람도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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