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몸이 편찮은 고모를 돌봐달라고 부탁한 사촌오빠에게 매정하게 답했다는 누리꾼의 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모를 보살펴 달라는 사촌오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사촌오빠들이 고모랑 같이 살다가 최근 결혼, 이직 등으로 멀리 독립을 했고 고모 혼자 살고 계신 지 2년 정도 됐다. 문제는 고모가 몸이 많이 편찮으시다는 것과 혼자서의 생활을 외로워하신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몸이 아프니 짜증도 나고 서럽기도 하실 거다. 거기다 오빠들이 40세 넘도록 보살펴주다가 그게 없으니 답답하기도 하겠죠"라고 말했다.
그는 "고모네 상황이 이런데 얼마 전 큰오빠가 밥 사준다고 불러서 나갔더니 하는 말이 본인들이 전처럼 엄마를 챙길 수가 없는 상황이고 병원에도 자주 가야 하고 식단 조절이나 운동 등 케어가 많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말동무나 의지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저에게 너는 가족이고 조카이니 가끔 들여다봐 주면 안 되냐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도와주는 분들도 계시지만 마음이 안 놓인다며 한두 달에 한 번 들여다봐 달라더라. 급할 때 좀 챙겨달라며 가깝게 살갑게 지내달라는 게 요지이고 부탁이더라. 듣다가 어이가 없더라"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사촌오빠에게 "소고기 하나 사주고 오빠는 어려운 부탁을 참 쉽게 하네. 나도 회사 다니고 몸도 여기저기 아픈데 치료도 제때 받기 어려워. 그리고 우리 클 때 할아버지 모시고 살았어도 고모가 한 번 찾아와 주거나 반찬이나 준 적 있나"라며 나무랐다.
A 씨는 "고모 아쉬울 때만 가족인가. 급할 때는 도와줄 수 있어도 나머지는 못 한다고 못 박았는데 오빠도 표정 관리가 안 되더라. 나중에 간접적으로 섭섭하다고 듣긴 했다. 생각해 보면 너무 매정했나 싶기도 한데 다시는 이런 일로 감정 상하는 것보다 끊는 게 낫다 싶다"라고 했다.
이어 "요즘 외동이나 둘인 집들 많지 않나. 멀리서 살고 그러면 은근 조카한테 자식 같은 역할 기대하는 집도 있긴 하다고 듣긴 했는데 그게 제가 될지는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래도 가족인데 너무했나 싶기도 하고 좀 부드럽게 말했어야 했나 싶다. 한편으로는 우리 부모님이라 생각하니 그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라며 씁쓸해했다.
누리꾼들은 "오빠가 진짜 걱정되면 도우미나 간병인 고용하면 된다. 부모님 안위가 걱정인데 돈이 문제겠나", "똑 부러지게 잘 대처했다. 지금은 괜찮지만 내 부모님 챙기기도 바쁘다. 효도는 자식이 해야 한다", "효도는 남한테 부탁하거나 강요하는 게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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