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길거리를 지나던 사복 경찰관의 예리한 관찰력과 빠른 상황 판단이 거액의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할뻔한 시민을 구했다.
10일 경찰청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의 한 길거리에서 찍힌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코트 차림에 큰 가방을 든 남성이 입간판 뒤에 서 있던 남성에게 다가가 잠시 대화를 나누고 의문의 봉투를 챙겨 떠나는 모습이 담겼다.
그 순간 커피를 들고 옆을 지나가던 남성은 가던 길을 멈추고 봉투를 건넨 남성에게 다가섰다.
커피를 든 남성의 정체는 사복을 입고 우연히 그곳을 지나던 경찰관이었다. 두 사람의 행동이 어딘가 수상하다고 생각한 경찰관은 "어떤 봉투를 건넨 거냐"고 물었다.
이에 남성은 "검찰 전화를 받고 돈을 건넸다"고 답했다.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한 경찰관은 피해자가 방금 건넨 봉투 속에 무려 1억 3800만 원의 돈이 들어있다는 걸 듣고 재빠르게 도주한 남성의 뒤를 추격했다.
범인은 인근 지하철역으로 내려갔고, 경찰관은 남성을 쫓아가 붙잡는 데 성공했다. 범인은 끈질긴 추궁 끝에 범행을 시인했고, 경찰관은 인근 지구대에 지원을 요청해 그를 체포한 뒤 돈봉투를 다시 피해자에게 돌려줬다.
금융감독원 직원 행세를 하고 거액을 챙기려던 남성은 구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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