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정부가 시외버스 경영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하면서 시외·고속버스 요금 인상 검토에 나섰다. 다만 타 교통수단 대비 오랜 기간 요금 인상이 없었던 KTX 요금 현실화가 먼저 이뤄져야 시외·고속버스 요금 인상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시외버스 경영 개선 방안에 대한 검증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버스연합회는 앞서 시외 고속형(24.2%)과 시외 직행·일반형(17%)에 대한 요금 인상을 국토부에 신청했는데 이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버스업계가 요금 인상을 요구한 이유는 코로나19 시기에 줄어들었던 매출액을 지금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영향을 받지 않았던 2019년 1조 3896억 원이던 시외버스 매출액은 2023년 9875억 원으로 28.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속버스 매출액도 7062억 원에서 5569억 원으로 21.1% 줄었다.
시외·고속버스 요금이 마지막으로 인상된 시점은 2023년 7월로 당시 평균 5% 인상됐다.
버스업계는 현재 시외·고속버스 요금 경쟁력이 KTX에 비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14년째 KTX요금이 동결되면서 이용자들이 시외·고속버스 요금보다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KTX를 선택한다는 생각이다.
KTX 요금은 2011년 12월 이후 14년째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24.2%, 수도권전철은 56%, 서울 시내버스는 67%, 택시 기본요금은 100% 올랐다.
현재 KTX 요금은 서울~부산 일반실 기준으로 5만 9800원에 머물러 있지만 고속버스 서울~부산 간 요금은 우등 기준으로 2012년 3만 2600원에서 2023년 기준 4만 9700원까지 뛰었다. 인상률은 50% 이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외·고속버스 업계도 경영난으로 요금 인상을 원하고 있는데 KTX 요금이 함께 인상돼야 명분이 생긴다"며 "오랜 기간 동결된 KTX 요금 현실화가 먼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KTX 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25일 대전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1년 대비 소비자물가지수는 27%, 고속버스 21%, 항공 23% 상승했지만, KTX 요금은 14년째 동결"이라며 "최저임금은 128.2%나 상승하는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컸음에도 요금을 올리지 못해 어려움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14년째 동결된 철도운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코레일은 KTX 요금을 17% 정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실제 인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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