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판 '워싱턴 선언', 북러에 중국도 정조준…성과와 부담 동시에

나토 "북러 밀착 우려" 안보 위협에 지원군 얻어
中은 러의 '결정적 조력자' 언급…한중관계 신경 쓰는 정부엔 부담

10일(현지시간) 7월 10일 미국 워싱턴DC 에서 열린 나토 창설 75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2024.07.10/ ⓒ 로이터=뉴스1 ⓒ News1 이강 기자
10일(현지시간) 7월 10일 미국 워싱턴DC 에서 열린 나토 창설 75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2024.07.10/ ⓒ 로이터=뉴스1 ⓒ News1 이강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나토판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북러 위협은 물론 중국도 '정조준'했는데, 정부로선 북러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선 성과가 있지만, 중국의 반발을 신경 써야 하는 부담도 안게됐다.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회의를 마치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매년 정상회의를 계기로 공동의 입장을 공식 문서로 발표하는 데 올해는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이라고 명명했다.

총 38개 항으로 이뤄진 이번 공동성명엔 최근 북러 간 밀착에 대한 우려가 담겼다. 나토 정상들은 25항에서 북한을 이란과 함께 거론하며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부채질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면서다.

그러면서 "이는 유럽대서양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국제 비확산 체제를 약화한다"라며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북한의 포탄·탄도미사일 수출을 강력히 규탄했다.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년 만에 북한을 직접 찾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해당 조약엔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으로 해석되는 내용이 들어가 사실상 북러 군사동맹이 복원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러시아는 새 조약에 대해 '과거의 조약을 복원한 것일 뿐'이고 특히 한국이 북한을 먼저 침략하지 않는 이상 걱정할 부분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우리로선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가 자의적 판단에 따라 개입할 수 있는 안보 위협 상황을 직면하게 됐다.

특히 이달 들어 북한군의 군사교육을 담당하는 간부 대표단이 러시아를 찾는 등 북러는 새 조약 이행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뉴스1

그 때문에 나토 정상들이 북러 군사협력을 우려하는 공동성명을 낸 것은 한국으로선 '외교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북한 문제 대응에 있어 큰 우군을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나토 정상들은 특히 인태 지역 파트너 4개국(IP4)인 한국·호주·일본·뉴질랜드과의 협력 의지도 공동성명에 명시했다.

이들은 "우리는 IP4와 유럽연합(EU)의 정상급 인사들과 공동의 안보 도전과 협력 분야를 논의하기 위해 만날 것"이라며 "인태 상황이 유럽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인태 지역은 나토에게 중요하다"라며 사실상 '나토-IP4 협의' 정례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선언으로 인해 '민주주의 대(對) 권위주의'의 갈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기도 했다.

나토 정상들은 성명에서 "중국의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계속해서 나토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도전이 되고 있다"라며 중국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는 '결정적 조력자'(decisive enabler)라고 규정하는 등 비판적 입장을 냈다.

나토 정상들은 중국의 지원으로 러시아가 유럽대서양 안보에 가하는 위협이 증가했다고 판단하며, 중국이 러시아에게 방위산업에 전용할위산업에 전용할 수 있는 '이중용도 원자재' 이전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나토와 IP4의 협력 모색 역시 대중 견제의 성격이 짙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약식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나토의 협력에 대해 '방산협력 확대'를 콕 집어 언급하며 "첨단 방위산업을 갖춘 한국은 기술과 사이버 영역의 협력을 넓힐 거대한 잠재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일 CBS뉴스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서는 IP4를 이번 정상회의에 초청한 이유 중 하나가 '대중 전략 마련'에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러한 나토와 IP4와의 협력을 '나토의 동진'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한중관계 개선을 추진 중인 정부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중국이 한국에 이번 나토 정상회의 결과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거나 과거 사드 배치로 인한 갈등 때처럼 안보, 경제적 대응 조치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으로선 북러 밀착에 대한 대응으로 나토와의 안보 협력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한중관계 관리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중관계 개선을 위한 외교적 전략 마련이 '고차 방정식'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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