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북러 협력 강화 동향 우려…한미, 안보 위협 좌시 않을 것"(종합)

특파원 간담회…"북러간 거래, 우크라뿐 아니라 우리 안보와 직결"
"美반도체법 가드레일 최종규정 발표, 반도체 기업 불확실성 해소"

조현동 주미대사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조현동 주미대사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조현동 주미한국대사는 26일(현지시간) 북러간 협력 강화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면서 안보에 대한 어떠한 위협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번 9월에 동북아의 안보 지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상황들이 주목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대사는 "그 중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러시아와 북한간 협력 강화 동향"이라면서 "러북간 불법 무기 거래에 관한 정황들이 급속히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4년 만에 러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두 나라간 밀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전시 군수물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와 그간 공언했던 소위 위성 발사에 계속 실패해 온 북한이 서로 거래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우리 안보와도 직결되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우리 안보에 대한 어떠한 위협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북한의 위협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임을 확실시 상기시키면서 북한의 불법행위와 도발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연대해 단호히 대응할 수 있도록 우방국들과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러간 협력 동향과 관련해선 한미, 한미일간은 물론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지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영향을 미쳐 유럽연합(EU) 국가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필요시 관련 우방국간 긴밀한 소통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사는 이어 "북한의 위협에 맞서는 확장억제 강화 노력 또한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지난 7월 한미 핵협의그룹(NCG)가 출범한 데 이어 지난 15일 한미 양국의 외교·국방 차관이 참석하는 연례 고위급 확장억제협의체(EDSCG) 개최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미일 3자 안보 협력도 체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모든 노력이 더해져서 북한의 도발과 위협, 불법행위를 더욱 효과적으로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당시 정상들이 합의한 핫라인 설치와 관련해선 조만간 가동될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사는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사판공실주임)간 몰타 회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한정 중국 부주석간 만남에 대해 "지난 5월 설리번-왕이 비엔나 회담 개최 이후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 미중간 고위급 교류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간에는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추가적인 고위급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APEC 개최국인 미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과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중국측이 시 주석의 참석 여부와 관련한 최종적인 입장을 통보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워싱턴 외교가에선 미중간 고위급 접촉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긍정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윤 대통령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계기에 리창 중국 총리와 면담을 가진 데 이어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는 등 대중 외교가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정부는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다. 중국에 대한 관여 정책은 한미일이 서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같이 병행해서 추진해 나가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사는 "이처럼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위협, 러북간 협력 동향, 미중간 고위급 접촉 등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안보지형 변화 가능성과 관련해 대사관은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국방부 등 각급에서 매일 접촉하면서 관련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미국과 필요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계기의 주요 성과 중 하나였던 한미간 우주협력 강화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며 "양국간 우주 문화 교류를 통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한 올해 한미가 우주동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지난 22일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최종규정을 발표한 데 대해 "미국에 투자한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겐 그간의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중국에 운영 중인 공장들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정부는 주로 미 상무부를 포함해 행정부내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서 긴밀히 협의해 왔고 우리 기업들도 상무부에 충분히 의견을 전달해 왔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미 행정부와 더욱 긴밀히 협의하고 우리 기업들에게도 필요한 지원과 소통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10월 만료 시한을 앞두고 있는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유예 연장 조치와 관련해선 이르면 이번 주 발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간 요구해 온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방식으로의 승인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VEU 제도는 상무부가 사전에 승인한 기업에 대해선 지정된 품목을 수출해도 된다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를 받는 것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공장은 이미 VEU 명단에 들어 있어 장비 목록만 추가하면 된다. 이는 한국 기업이 기간 제한 없이 구체적인 장비 품목을 안정적으로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기간 신설하기로 합의했던 한미간 차세대 신흥기술 대화와 관련해선 1차 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의제 등에 대한 실무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가급적 연내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조 대사는 최근 한국내 묶여 있던 이란자금의 동결 해제를 조건으로 미국과 이란간 수감자 맞교환이 이뤄진 데 대해선 "결과적으로 미국과 이란간 정치적 현안과 우리와 이란간 관계 발전에 장애물이 돼 왔던 해묵은 과제가 한미간 긴밀한 공조 속에 동시에 해결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대사관은 미 국무부 담당 부서와 24시간 상시 소통채널을 구축해 최종 해결 순간까지 함께 했고, 이에 대해 미측은 우리 정부와 대사관에 특별한 감사의 뜻을 전해 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조 대사는 미국이 본격적인 대선 분위기로 접어든 것과 관련, "대사관으로선 미국의 대선 동향을 주의깊게 살펴보면서 동시에 양당의 주요 예상 후보자들의 외교 정책 방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윤 대통령이 유엔총회 계기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양자회담만 41차례 갖는 등 '폭풍외교', '발로 뛰는 현장 외교',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면서 "여기 워싱턴에서도 저 또한 마지막 순간까지 막판 스퍼트를 한다는 마음으로 미국은 물론 상주 공관이 없는 카리브해 국가와 태평양도서국을 대상으로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현장 외교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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