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중국과 일본, 러시아의 외교당국자들이 다음주 우리나라를 잇달아 방문한다.
지난주 북한과 러시아 간의 정상회담 이후 양측의 군사협력 강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각국의 외교전 또한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2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이 내주 서울에 온다. 시기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8일 이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루덴코 차관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으로서 장호진 외교부 제1차관의 올 6월 러시아 모스크바 방문 및 루덴코 차관 면담에 따른 답방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13일 러시아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의 회담이 열림에 따라 외교가에선 루덴코 차관이 이번 방한을 통해 우리 측과 한러 양국관계 및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자 정세 등에 대해 논의하면서 북러정상회담에서 다뤄진 사항 또한 공유해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러 양측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무기거래·군사기술 이전 등 상호 군사협력에 관한 사항을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선 러시아는 전쟁 장기화의 영향으로 현재 포탄 등 재래식 무기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북러 간 경제협력 사업 등도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에선 북러 간의 이 같은 협력 강화 움직임을 두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 결의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
게다가 러시아 측에서도 북러정상회담 직후 "대북제재는 우리(러시아)가 아니라 안보리에서 발표한 것"(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란 등의 발언이 나와 그에 대한 우려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북한과의 무기거래 또한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이 같은 북한과의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 강화 전망에 대해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자국은 "모든 국제 의무를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루덴코 차관 또한 이번 방한에서 그와 같은 입장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 루덴코 차관의 이번 방한에 즈음해 오는 25~26일 이틀간 서울에선 한중일 3국 외교당국 간의 부국장급회의와 고위관리회의(SOM) 회의가 연이어 개최된다.
3국 외교당국 간 회의는 우리 정부가 올 11~12월 중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일중 정상회의'의 사전 준비단계다. 통상 '한일중 정상회의'는 부국장급회의와 SOM, 그리고 외교장관회의를 거쳐 열린다.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가 주재하는 이번 3국 SOM엔 눙룽(農融)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와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이 참석하며, 이를 계기로 한중·한일 간의 양자회담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3국 회의 및 양자 회담에선 주 의제인 한일중 외교장관·정상회의 준비뿐만 아니라 북러정상회담 관련 동향에 대한 각국의 평가 등도 함께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 측은 북한·중국과의 연합 군사훈련 가능성까지 거론했던 상황이어서 중국 측이 소위러시아발(發) '북중러 연대' 논의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측은 앞서 김 총비서가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로 향했단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북러 양자 간의 일"(마오닝(毛寧) 외교부 대변인)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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