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영화 어디가고...‘이후락 울산 별장’ 20여년째 흉물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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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웅촌면 석천리에 건립된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별장이 20여년째 방치되고 있다. © News1 노화정 기자

회야강이 굽이쳐 흐르는 울산 울주군 웅촌면 석천리 일원은 옛부터 풍수지리학자들 사이에선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울산에서 보기 드문 조선시대 서원 ‘석계서원’과 ‘학성 이씨 근재공 고택’이 석천리 일원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이곳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제3공화국의 실세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별장이 들어선 곳이기 때문이다.

이 전 부장은 지난 1966년 자신의 고향인 석천리에 육석정(六石亭)이란 이름의 저택을 지었다.

3300여m²에 달하는 부지에는 2층 건물이 건립되고 아름다운 조경수, 푸른 잔디가 식재됐다.

육석정이 들어선 이후 흙먼지 날리던 시골마을의 비포장도로는 포장도로로 바뀌었다.

그만큼 이 전 부장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다.

30여년 간 육석정을 관리했던 신종기씨(84)는 이 전 부장이 드나들던 당시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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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한 조경수와 잡초 사이로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별장이 보인다. © News1 노화정 기자

그러나 ‘십년 가는 권력 없다’고 했던가.

실세 이 전 부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면서 육석정도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현재 이 전 부장의 별장에서 옛 영화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단지 대문 한 귀퉁이에 내걸린 문패만이 이곳이 육석정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을 뿐이다.

관리가 되지 않은 조경수들은 2층집을 뒤덮을 만큼 웃자랐고 잡초는 사람들의 출입을 거부하듯 무성하게 자라있다.

녹슨 대문과 페인트 벗겨진 건물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동네 아이들의 불장난에 타버린 별장 창고는 십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이처럼 이 전 부장의 별장이 방치되기 시작한 것은 20여년 전.

관리인 신씨마저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별장은 폐허로 변해버렸다.

현재 육석정은 이 전 부장 일가의 소유가 아니다.

십여년 전 부산의 한 업체가 연수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부지 등을 사들였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이후 또다시 팔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별장은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육석정과 30년의 세월을 함께 한 신씨는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의 별장이 폐허로 변했다”며 “이제는 나를 비롯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질 만큼 세월이 지났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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