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양=뉴스1) 윤왕근 기자 = 여성 민원인 상대 성비위와 뇌물수수 논란으로 추진된 김진하 강원 양양군수의 주민소환 본투표가 2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지역 22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이번 주민소환투표는 지난 2021년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 주택공급 논란으로 주민소환이 추진된 김종천 당시 경기 과천시장 사례 이후 약 4년 만에 치러지는 것이다. 가결된다면 지난 2007년 주민소환제 도입 이후 직에서 물러나는 첫 지방자치단체장이 된다.
김 군수는 지난해 9월 여성 민원인을 강제로 추행하고 2000만 원의 현금과 고가 안마의자를 받았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지역 시민단체 중심으로 추진됐다.
이에 김 군수는 현재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과 뇌물수수,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태로, 재판 결과에 따라 군수직 상실 여부가 가려진다. 그러나 양양지역 주민들은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군수를 즉시 물러나게 하겠다"며 지난해 10월 주민소환 투표를 청구했다.

관건은 '투표율'에 달렸다.
양양지역 전체 유권자 2만4925명 중 '3분의 1'(33.3%)인 8309명 이상이 투표를 하면 개표가 진행, 해임 여부를 가릴 수 있다. 이중 찬성표가 유효투표의 과반을 기록하면 김 군수는 해임된다.
만약 이에 해당하지 않으면 '투표 불성립'으로 개표함 자체를 열 수 없다. 투표 결과에 따라 김 군수가 해임되면 오는 4월 2일 양양군수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지난 21~22일 이뤄진 사전투표 결과 첫날엔 1905명이, 이튿날엔 1786명이 투표하는 등 유권자 3691명이 참여해 14.81%의 최종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개표함을 열기 위해선 현재까지 4618표가 남았다.
김 군수에 대한 주민소환이 본격 추진되면서 인구 '2만 남짓'의 소도시 곳곳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군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21~22일 이뤄진 사전투표 기간 10여건의 투표 방해 행위 제보가 들어왔다.
실제 주민투표 첫날인 지난 21일 오전 양양읍 사전투표소 밖에선 김 군수의 지지자와 주민소환을 추진한 미래양양시민연대 관계자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김 군수의 지지자 2명이 차량으로 유권자를 실어 나르는 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투표소 밖에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시민단체 측은 "사전투표소 100m 내에서 투표에 개입하는 행위는 불법"이라고 항의했고, 이들은 "유권자를 실어 나르는 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왔을 뿐, 유권자들에게 말을 거는 등 투표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소란은 군 선관위 관계자가 나와 제지하면서 일단락됐다.
일련의 상황이 지속되면서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성명을 통해 "조직적인 방해 의혹에 대해 양양군선관위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군민들이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시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선관위에서 선거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논란 이후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을 탈당한 것 외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김 군수는 최근 주민소환투표 소명서를 통해 "군정에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존경하는 양양군민께 대단히 송구하다"면서도 "어떤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청탁에 대해 특혜를 부여하는 등 위법 행위를 한 적이 없다. 이는 형사법적 절차에서 입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소환을 추진한 김동일 미래양양시민연대 대표는 "김 군수는 온갖 추문과 비리설에도 일말의 사죄와 부끄럼 없는 행동으로 양양군과 군민들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양양군민 모두가 투표장으로 나와 부정한 군수를 처벌함으로써 양양군과 군민의 자존과 명예를 스스로 회복하자"고 말했다.
김 군수는 이날 주민소환투표 결과와 별개로 이튿날인 27일 법적 심판대에도 오른다. 김 군수는 이날 춘천지법 속초지원에서 열리는 자신의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과 뇌물수수, 강제추행 혐의 사건 첫 재판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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