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 지역 노루 개체수가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제주 세계유산본부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제주시 3곳(구좌읍·조천읍·애월읍), 서귀포시 3곳(남원읍·표선면·안덕면) 등 6곳을 선정해 해발 600m 이하 지역에서 노루 개체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1㎢당 3.84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 3.32마리보다 늘었다.
조사지역 중 노루 서식밀도는 남원읍 지역이 1㎢당 5.86마리로 가장 높았다.
구좌읍이 4.93마리, 표선면 4.89마리, 안덕면 3.4마리, 조천읍 2.53마리, 애월읍 1.4마리로 조사됐다.
구좌읍 지역은 2023년 3.15마리에서 지난해 4.93마리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표선면과 남원읍 역시 노루 서식 밀도가 높아졌다.
반면 애월읍은 2023년 2.43마리에서 지난해 1.4마리로 감소했다.
안덕면도 서귀포시 다른 2개 읍면에 비해 서식밀도가 낮았다.
애월읍과 안덕면의 노루 서식 밀도가 낮게 나타난 것은 노루 서식지 인근 개발 영향으로 추정된다.
애월읍의 경우 유입 인구 증가에 따라 중산간 지역까지 주택 신축이 급증하면서 노루 서식 여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안덕면은 제주영어교육도시 정주 인구가 늘어나면서, 주변 지역에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6개 지역 서식 조사를 토대로 제주지역 노루 개체수를 5500마리로 추산했다. 이는 적정 개체수 6100마리를 밑도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노루가 유해동물 지정에서 해제되면서 개체수가 급증할 것이란 예상했었지만, 중산간 지역 개발 여파로 노루 서식지가 축소되고, 야생들개와 멧돼지가 증가해 방해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노루 개체수 증가가 둔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주 노루는 1980년 이전만 해도 제주에서 노루는 멸종위기에 처했었다.
노루 보호 운동이 이어지면서 개체수는 급증했고 2000년대 초반 1만여 마리를 웃돌았다. 이 때문에 노루가 제주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농작물 피해가 심해지고, 산림 훼손까지 나타났다.
그러자 제주도는 지난 2013년 7월부터 노루를 유해동물로 지정해 포획에 나선 결과 2018년 3800마리 수준까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2019년 7월부터 노루를 유해동물 지정 대상에서 한시적으로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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