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술에 취한 상관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해군 부사관이 뒤늦게 잘못을 인정했다.
광주고법 제주 제1형사부(재판장 송오섭 부장판사)는 26일 전직 해군 부사관 A 씨(26)의 군인등준강간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 겸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A 씨는 제주에서 경남지역 모 해군부대로 파견돼 근무 중이던 2023년 7월 회식 후 술에 취한 여성 상관인 피해자를 숙박업소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A 씨는 인근 술집에서 피해자를 포함해 군 동료들과 술자리를 가졌는데 피해자가 만취하자 집에 데려다주는 척하면서 숙박업소로 데리고 간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와 피해자는 평소 사적으로 친분이 없던 사이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이 사건이 부대에 알려질 경우 부당한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염려해 신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사고 직후 군대 내 불이익을 염려해 신고하지 못하다가 여러 차례 항의에도 A 씨가 "실수였다"며 범행을 인정하지 않자, 경찰에 고소했다.
A 씨는 1심에서도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A 씨 측은 당시 피해자가 술에 취하지 않았으며 성관계를 입증할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A 씨 휴대전화 사용 내역과 피해자가 제대로 걷지 못하고 비틀거릴 만큼 술에 취해 있었던 점, 피해자 병원 처방 기록 등을 바탕으로 A 씨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 등도 명했다.
A 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항소심에선 혐의를 인정했다.
A 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모든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
A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은 오는 5월 14일 오전 9시 5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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